유네스코, '크루즈 금지' 베네치아 위험 문화재 등재 않기로

기사등록 2021/07/23 13:18:52

伊 "베네치아 보호는 모두의 의무" 환영

[베네치아=AP/뉴시스] 대형 유람선 'MSC 오케스트라'호가 지난달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 주데카에서 운항하고 있다. 2021.07.23.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석호 내 대형 유람선 입항을 금지한 베네치아가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 등재를 가까스로 피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유네스코는 이날 중국 푸저우에서 열린 총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다만 유네스코는 이탈리아 정부에 베네치아 '오버 투어리즘'과 인구 감소 등 문제 해결 노력을 2022년 12월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앞서 베네치아에 매일 수천명의 크루즈 여행객이 방문하면서 해양 오염과 도시 안전 위협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일자, 유네스코는 지난달 21일 베네치아를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렸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13일 국무회의를 열어 다음달 1일부터 2만5000t급 및 길이 180m 이상 선박은 베네치아 석호 분지에 입항할 수 없도록 긴급 조치했다.

베네치아 중심 밖에 다른 터미널을 건설해 대체하되, 완공 전까지 인근 마르게라 항만에 임시 부두 최소 4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유네스코 결정을 즉각 환영했다.

프란체스키니 장관은 성명을 통해 "베네치아를 향한 국제적 관심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며 "(베네치아)석호 보호와 지속 가능한 개발은 모두의 의무"라고 밝혔다.

다만 베네치아 보호를 촉구하는 비정부단체에선 오버 투어리즘, 문화·천연 자원 관리, 도시 개발 통제 등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또 대형 유람선을 마르게라 항구에 임시 정박하게 하는 건 장기적인 계획이 아니며, 석호를 위험에 빠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계유산감시단 관계자는 "베네치아와 석호를 위태롭게 만드는 고질적 문제는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관리 체계에 따른 것"이라며 "장기적 비전과 지역 사회를 동참시키는 전략이 결여돼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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