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취소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아야"
아사히 신문은 23일자 '올림픽 개회식 분단과 불신, 표류하는 제전'이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도쿄올림픽은 "분단과 불식 속에서 막을 여는 이례적이며 이상한 올림픽이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 이유로 "단련된 선수들이 어떤 힘과 기술을 보여줄까. 원래라면 기대에 가슴이 뛰는 때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가세했다. (개막)직전이 되어서야 행사 담당자의 사임과 해임이 전해져, 고양감도 축제 기분도 없다"고 지적했다.
유대인 학살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으로 해임된 개·폐막식 '쇼디렉터' 고바야시 겐타로(小林賢太郞)가 지난 22일 해임되고, 개막식 작곡 담당자 중 한 명이었던 오야마 게이고(小山田圭吾)가 과거 장애인 친구를 수년 간 괴롭혔다는 이른바 '학폭' 논란으로 지난 19일 사임한 사실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아무튼 대회가 무사히 끝났으면 좋겠다. (이러한 바람이)많은 사람에게 공통되는 솔직하고 최대의 소원이 아니겠냐"고 했다.
신문은 주최 측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아래 올림픽을 개최하는 의미를 거듭 따져봤으나 "주최 측에서 돌아오는 것은 내용 없는 미사여구뿐이었다. 사람들 간 이해와 공감은 결국 확산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아사히는 올림픽 같은 거대 행사에는 의견 대립이 있기 마련이지만 보통 "도망치지 않고 논의를 거듭해 사회의 대략적인 합의를 얻어 다음 단계로 진행한다. 그 준비 없이는 성공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도쿄올림픽의 행보는 완전히 달랐다"고 비판했다.
도쿄올림픽을 유치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동일본대지진 지역 부흥을 위해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사고 영향을 '언더 컨트롤(관리 아래 있다)'이라고 주장했던 것도 "현실을 속인 연설"이라고 비난했다.
이후에도 컴팩트 올림픽 구상 파탄, 경비 팽창, 유치를 둘러싼 매수 의혹, 책임자의 잇따른 교체 등 운영 근간을 뒤흔드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념과 설명을 빼놓고, 불합리한 일에는 눈을 막고 폭주하는 체질은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도 바뀌지 않고 한 층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도쿄는 감염이 급확산해 의료 압박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국적과 속성을 묻지 않고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한다"고 촉구했다. "(올림픽)중단·중지(취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대회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독선적 체질"도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판단 착오를 거듭한 끝에 어떻게든 무관중 개최에 이르렀는데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스가 총리에게 재검토를 요구했다"며 "또 '일본 선수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일본 국민의 감정도 조금은 누그러질 것이라는 자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고 지적했다.
이어 "IOC가 시민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공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올림픽은 멀지 않은 미래에 인수자 없는 채 표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로 1년 연기됐던 2020 도쿄올림픽은 23일 개막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속 열리며 대부분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지게 됐다. 개최지인 도쿄도에는 내달 22일까지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도 발령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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