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1일 발표…바이든, '동맹 연합' 중시"
미 언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양측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과 독일이 논란 많은 러시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완성을 허용하기로 하는 합의에 도달했다"라고 보도했다. 양측은 이르면 21일 합의 사실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과 러시아를 잇는 노르트스트림2 사업은 그간 러시아의 대유럽 영향력 확대 및 유럽 내 미 동맹을 향한 압박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 국무부는 그러나 지난 5월 이 사업을 감독하는 스위스 기업 '노르트스트림2 AG'를 제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WSJ는 이를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 및 독일과의 동맹 강화를 중시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은)러시아에 대항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동맹을 연합하는 것이라고 여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로 러시아는 현재 경로대로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도 독일에 수출하는 천연가스 규모를 배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합의는 거의 결론에 이르렀으며, 향후 며칠 내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합의에는 향후 러시아가 에너지를 강압적 수단으로 활용하려 하는 기미가 보일 경우 미국이 가스관에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특권을 보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다만 가스관 운영 규칙에 이른바 '킬 스위치' 조항을 넣으라는 미국 측 요구는 독일 측에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킬 스위치 조항은 러시아가 이웃 국가에 공격적인 행동을 취할 경우 독일이 가스 흐름을 끊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독일 측은 민영 기업이 낀 프로젝트에 이런 조항을 넣을 경우 향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독일 측은 대신 향후 러시아 에너지 분야에 부과할 수 있는 제재를 거부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합의에는 양국이 우크라이나 그린 에너지 인프라에 5000만 달러(약 575억원)를 투자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양국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백악관 방문 의미가 퇴색되는 상황을 피하려 합의 발표를 연기했다고 WSJ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 당시 가스관 사업과 관련해 유럽 에너지 안보를 우려하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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