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정부 측 "탈레반, 포로 석방 대가로 휴전 제안"

기사등록 2021/07/16 17:35:34
[마자르이샤리프(아프가니스탄)=AP/뉴시스]지난 8일 아프가니스탄 북부 마자르 이 샤리프 외곽 한 캠프에서 물통을 채우는 아프간인들. 이들은 탈레반의 아프간 북부 지역 점령을 피해 집을 떠났다. 2021.07.14.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아프가니스탄 반정부군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에 포로 석방을 대가로 휴전을 제안했다.

BBC방송, 블룸버그 통신, 프랑스24 등 외신들은 15일(현지시간) 아프간 정부 협상가 나데르 나데리의 기자회견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데리는 기자회견에서 "탈레반이 포로 7000명 석방 대가로 3개월 간의 휴전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제안에 대해 "매우 큰 요구"라며 "탈레반 지도자들이 그들의 이름을 유엔 블랙리스트에서 삭제해줄 것도 요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탈레반 측 대변인은 "다가오는 이드 알 아드하(12월8~10일 행해지는 이슬람교 축제) 휴일에 휴전이 제안될 것으로 알고 있었을 뿐"이라고 프랑스24를 통해 밝혔다.

그런데 AFP통신은 아프간 주지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프간 지도부와 탈레반이 서부 바기스주에서 휴전에 합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카불=AP/뉴시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카불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카르자이 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양측이 아프간 내에서 협상을 재개해 분쟁을 종식할 것을 촉구했다. 2021.07.13.

탈레반은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이 철수 시점에 맞춰 아프간 내에서 진격을 늘려왔다. 아프간 북부를 점령해 정부군 1000여명이 국경 넘어 타지키스탄으로 도주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7일 아프간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대표단이 이란 중재 하에 테헤란에서 모여 평화회담을 진행했다. 양측은 아프간 내전을 평화롭고 정치적으로 해결하겠다는데 뜻을 모았지만 아프간 영토 내 점령 전쟁은 지속됐다.

탈레반은 아프간 헤라트 주 서부 이슬람 칼라 국경을 장악했고 북부 지역을 비롯해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국경 마을 스핀 볼닥도 점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9일 러시아에서 이틀 연속 기자회견을 열어 "아프간 영토의 85% 이상을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아프간 정부군은 아프간 서부 바드기스 주의 칼라이나우를 비롯해 탈레반이 점령했던 지역 5곳을 탈환했다고 밝히며 탈레반의 영토 85% 점령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전 아프간 대통령과 압둘라 압둘라 아프가니스탄화해협의회 의장이 포함된 대표단은 16일 카타르 토하에서 탈레반과의 평화협정 재개를 시도할 예정이다.

다만 평화협정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있다.

아프간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정치인 슈크리아 바락자이 여사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평화협정이 타결될 것이라는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도 사라졌다. 평화회담은 실패했고 아프간의 모든 사람들은 갑작스런 서방군의 철수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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