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치료제 경쟁(하)]"뿌리고 먹는 약도 필요"…국산 2호는 언제쯤?

기사등록 2021/07/16 06:00:00

셀트리온 렉키로나, 적용 범위 좁다는 한계

중증 치료제, 사용 편한 먹는 치료제 모두 필요

국내서 14개 업체 임상 진행…경구·흡입제도 개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 주' (사진=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최근 코로나19 치료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계기가 된 것은 MSD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나비르'의 개발 소식이었다. 이 약의 항바이러스 효과가 높고, 미국 정부가 대규모 선구매 계약까지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국내에서도 치료제 확보의 필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렘데시비르 정도가 유일하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의 렉키로나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적용 범위가 제한(60세 이상 또는 고위험군이면서 경증-중등증 환자)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또 두 약 모두 주사제여서 병원에 입원하지 않으면 매일 투약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다양한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경증 환자용 치료제와 중증 환자용 치료제가 모두 필요하고 주사제 외에도 경구제, 흡입제 등 다양한 투여 경로의 치료제가 있어야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코에 뿌리거나 입으로 먹는 치료제가 나올 경우 집에서 투약할 수도 있어 경증에서 중증으로 진행하는 환자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타미플루도 먹는 약이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15일 "지금처럼 확진자 갑자기 늘게 되면 병동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입원을 줄여야 한다"며 "경구용 치료제(몰누피나비르)가 2상을 통과해 3상에 들어갔는데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정부도 국민들에게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금은 경증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치료제만 있고, 주사제 밖에 없어 투여 경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며 "대상 환자군도 넓여야 할 필요가 있다. 중증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과 중증으로 가는 것을 방지하는 약 등 폭넓은 범위의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선진국들의 백신 독점 사례를 참고해 치료제의 국내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식약처는 ▲치료제 개발 관련 안내서 마련·공유 ▲임상시험 설계 지원과 정보 공유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 제도화 ▲신속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 등 코로나19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제품화 전 주기에 걸친 지원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제넥신, 종근당, 대웅제약, 부광약품, 신풍제약 등 14개 업체가 식약처의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중 셀트리온과 대웅제약, 종근당 등이 임상 3상에 진입한 상태다.

국내에서도 경구용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 치료제가 있다. 대웅제약은 먹는 코로나19 경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의 임상 2b상을 최근 마쳤다. 코비블록은 '호이스타'라는 이름으로 10여 년간 처방된 췌장염 치료제다. 사람 몸 안에 들어온 바이러스의 세포 내 진입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염증을 개선한다.

또 부광약품은 간염치료제로 개발됐던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를 코로나19 경증~중등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신풍제약의 경우 최근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경증~중등증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코에 뿌리거나 흡입하는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여러 업체에서 진행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코에 뿌려 코로나19 감염을 사전에 예방하는 약도 개발 중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최근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UI030'의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이 약은 천식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제품으로 항염증 작용과 기관지 확장 작용을 해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물 실험에서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됐다.

진원생명과학은 축농증 치료 후보물질이던 'GLS-1200'을 코로나19 감염 억제 약으로 개발 중이다. 6시간마다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한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에 이어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가 조기에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임상시험 3상의 경우 많은 피험자와 시간·비용이 필요해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결과로 말할 수 있는게 없는 게 사실"이라며 "업체들은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를 빨리 모을 수 있게 지원해 달라는 내용과  비용을 지원해달라는 내용 등을 요청하고 있다. 식약처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어서 범정부적으로 요청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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