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자리 지킨 한국노총은 그나마 수용적 자세
민주노총 "노동자 기만...사회 대전환 하반기 총파업 매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9160원으로 결정된 것을 두고 노동계가 일제히 불만족을 나타냈다.
다만 최저임금위 심의 과정에 끝까지 참여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수용의 자세를, 퇴장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총파업 투쟁을 예고하며 입장차를 보였다.
한국노총은 13일 새벽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를 마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최종 인상 금액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상 수준은 최저임금 노동자의 삶을 개선시키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며 "우리나라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불공정거래와 임대료, 카드수수료 문제 등에 대한 개선 없이 오로지 최저임금만을 볼모로 잡는 프레임을 깨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그렇지만 올해 최저임금 협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사용자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피해 책임을 저임금노동자의 생명줄인 최저임금에 전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록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지만 한국노총은 앞으로도 저임금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사회 양극화 및 소득불균형 해소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최저임금제도가 발전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겠다는 다짐을 전하며 협상을 마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의 이 같은 입장은 일정 부분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한 수용 의사로 읽을 수 있다.
이번 최저임금위 심의 과정에서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5.1% 인상안에 반발해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과 사용자위원 9명 모두 퇴장했으나, 한국노총은 끝까지 남아 자리를 지켰다.
반면 최저임금 대폭인상을 줄곧 제창해 온 민주노총은 이번 결정을 '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규정하고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은 공익위원들이 단일안 제시 전 심의 촉진 구간을 3.5%(9030원)~6.7%(9300원) 사이로 제시하자 즉각 반발해 자리를 떴다.
민주노총은 퇴장 직후 입장문을 내고 "코로나 19로 증폭된 불평등 양극화 해소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불가피 했다"며 "이번 2022년 적용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 1만원으로 시작한 문재인 정권의 희망 고문이 임기 마지막 해에 저임금노동자에 대한 기만으로 마무리 된 것에 다름 아니다"고 일갈했다.
이어 "공익위원 제시한 (심의 촉진 구간) 3.6%~6.7%은 도저히 받아들이고 논의할 수 없는 수치"라며 "이는 저임금노동자의 삶을 외면하는 처사이고 논의 과정 내내 을과 을들의 갈등만 야기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19 재확산이란 변수가 있었지만 각종 자료와 지표가 경기회복과 호전을 예고하는데 그 열매는 오로지 대기업, 자본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심의 과정에서 예년과 같이 공익위원안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을 두고도 비판을 이어갔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위를 구성하는 노·사·공 가운데 공익위원은 실제로는 정부위원과 다르지 않다. 최근 2년 사례를 경험하며 공익위원 유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혹시나 했는데 결론은 역시나였다"며 "이번 결정의 근본 원인은 문재인 정부의 의지와 무관하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본인들의 지위와 역할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며 저임금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등에 비수를 꽂는 결정을 내리는 공익위원이 왜 필요한가"라며 "남은 임기에 관계없이 공익위원들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수준 결정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된 것이 아니다. 제도 개선을 위해 다양한 준비와 시도를 할 것"이라며 "대전환 시기 화두인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해, 한국 사회 대전환을 위해 하반기 총파업 투쟁으로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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