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유관중' 고집 日미야기 등에 비판 빗발

기사등록 2021/07/13 17:46:07

미야기에 800건 항의 메일·전화

시즈오카현에도 200건 이상 항의

[도쿄=AP/뉴시스]지난 10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 앞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도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이 경기장 앞에는 '도쿄 2020' 슬로건이 보인다. 2021.07.13.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코로나19 확산 속 도쿄올림픽의 대부분 경기는 무관중 개최키로 결정됐다. '유관중' 경기가 열리는 지역에는 비난과 무관중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은 도쿄(東京)도 등 수도권 4개 지역과 홋카이도(北海道), 후쿠시마(福島)현에서는 무관중으로 열린다.

다만 미야기(宮城)현과 시즈오카(静岡)현, 이바라키(茨城)현에서는 일부 유관중으로 열리게 됐다.

이 곳에 대한 비난이 지역 내외의 사람들과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강해지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무라이 요시히로(村井嘉浩) 미야기현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역내 미야기 스타디움에서 "1만명이 상한인 관중 수로 예정대로 (도쿄올림픽) 시합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예정됐던 도쿄올림픽 축구 경기를 관중을 수용해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무관중으로 개최하지 않는 이유로는 이미 프로야구와 축구 등 경기가 개최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프로 야구 등 경기는 관중을 수용해 개최되고 있는 데 도쿄올림픽 경기만 무관중으로 연다는 것은 "극히 불평등하다. 현(県)으로서는 다른 행사와 같은 취급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야기현 경기 티켓 보유자 가운데 수도권 거주자의 비율이 모든 경기에서 10% 안팎이라고 했다. "300~1000명 정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도쿄도에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된 상황에서 지역 간 이동으로 감염이 확산할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야기는 유관중으로 굉장히 주목을 받게 됐다.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해 동일본대지진에서 여기까지 회복했다고 세계에 발신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모든 경기 무관중이 좋다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 11일 화상으로 열린 전국지사회 회의에서는 미야기 인근 지역인 아키타(秋田)현 사타케 노리히사(佐竹敬久) 지사가 "(올림픽 경기에) 가면 반드시 밥을 먹는다. 전 경기 무관중이 제일 좋지 않겠는가"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무라이 지사는 이에 대해 "지사회로서 모두 무관중으로 라는 제언을 하지 말도록 부탁한다"고 반발했다.

당초 유관중 방침이었으나 무관중으로 전환한 후쿠시마(福島)현 우치보리 마사오(内堀雅雄) 지사도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안전·안심한 대회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완전 무관중이 낫다"고 지적했다.

미야기현 지사의 고집 때문인지 지난 8일 이후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미야기현 스타디움이 있는 리후(利府)에는 전화, 메일 등 의견이 800건 이상 쏟아졌다. "후쿠시마가 무관중인데 왜?", "감염이 증가했을 때 어떻게 책임질 건가", "생명에 관한 일이기 때문에 불안하다" 등 비판적 내용이 대다수였다.

미야기현 의사회도 지난 14일 미야기현에 무관중 개최를 요청했다.

자전거 경기가 열리는 시즈오카현에도 200건 이상의 항의가 빗발쳤다.

현지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 한해 관중을 허용한 이바라키현에도 "아이들도 감염 위험은 크다"며 비판이 잇따랐다.

후생노동성의 클러스터(집단감염) 대책반 멤버인 오사카 겐(小坂健) 도호쿠(東北) 대학 공중위생학 교수는 "감염자와 중증자가 증가할 위험을 생각하면 무관중이 바람직하다. 관중 뿐이라면 몰라도 '올림픽 패밀리'와 미디어도 오는 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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