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식당가 두 얼굴…매장안 텅텅, 포장음식 긴 줄

기사등록 2021/07/12 16:25:55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첫날, '거리 텅텅'

여의도·종로 일대, 평소보다 인파 덜 붐벼

식당엔 사람 없는 곳도…"거리두기 영향"

테이크아웃 전문점엔 주문 줄 서 있기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첫 날인 12일 오후 서울시내 식당가에서 시민이 음식을 포장해가고 있다. 2021.07.12.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신재현 기자 =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첫날, 서울 도심 식당가는 평소보다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다만 도시락 전문점 등 포장이 가능한 가게들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뉴시스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여의도 금융가 일대를 돌아본 결과 거리와 식당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평소 이 시간대 여의도는 식사를 하기 위해 무리 지어 나온 인파로 붐볐지만 이날은 혼자 다니거나 2~3명이 이동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여의도 한 복합쇼핑몰의 지하층, 사람들이 점심을 사먹기 위해 줄 서 있는 식당은 1곳도 없었다. 평상시 같으면 만석이어야 할 시간대지만 오히려 자리가 텅텅 비어 있는 음식점도 있었다.

최근 확진자가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진 한 식당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30년 넘게 여의도에서 한식집을 운영했다는 업주 안모(68)씨는 "오늘 점심시간 상황은 '전멸'"이라며 "오랜 기간 동안 식당을 운영했지만 오늘처럼 손님이 없던 날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같은 시간 종로도 비슷한 사정을 보이는 곳들이 많았다. 규모가 큰 식당과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를 중심으로 사람이 밀집해있는 광경이 목격되기도 했지만, 썰렁한 분위기의 업장들이 보다 더 많은 모습이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첫 날인 12일 오후 서울시내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07.12. jhope@newsis.com
사무실이 밀집해있는 종로구 한 빌딩 지하 푸드코트는 전체 테이블의 절반이 비어있는 상태였다. 카운터 직원은 "코로나19이전엔 10개의 가게가 운영됐지만 지금은 3개만 운영되고 있다"며 "지난주에도 한 백반집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한 한식뷔페 집도 비슷한 사정이었다. 15개 테이블 중 6개 테이블이 차 있었는데, 그마저도 1~2인 단위 손님이 대부분이어서 식사를 하는 인원은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가게 업주 정모(49)씨는 "지난주와 비교했을 때 손님 수가 절반은 줄었다"며 "인원 제한은 저녁부터여도 최대한 움직이지 말아야겠다는 경각심이 있어 점심에도 나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를 재택으로 많이 돌리는 것도 영향이 있다"며 "그나마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도 저녁엔 들어가기 바쁠테니 손님은 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적모임 인원이 2명까지로 제한되는 등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첫날인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 식당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1.07.12.jtk@newsis.com
다만 포장 위주의 음식점들은 북적이는 편이었다. 낮 12시께 여의도의 한 샐러드·도시락 전문점엔 포장 음식을 사가기 위해 1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음식점 관계자는 "평소 오전 11시30분부터 직장인들이 많이 오기 시작하는데 오늘은 오전 10시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며 "도시락 200~300개를 준비해두는데 인력만 충분하다면 개수를 늘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도시락을 포장해가던 여의도 직장인 김모(28)씨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고 동료들과 같이 밥 먹고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좀 불안해서 오늘은 도시락을 싸들고 한강에 가볼까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첫 날인 12일 오후 서울시내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07.12. jhope@newsis.com
종로의 한 패스트푸드점에도 샌드위치를 포장하려는 행렬이 이어졌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더운 날씨임에도 사람들은 가게 밖까지 줄을 서가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홀로 가게를 찾은 50대 김모씨는 "회사에서 잠시 점심거리를 사러 나왔다"며 "원래는 동료들하고 (밖에서) 자주 먹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걱정돼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엿새째 1000명대를 넘는 등 코로나 4차 대유행이 이어지자 이날부터 2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거리두기 4단계에선 4명까지 사적 모임이 허용되지만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로 제한된다. 동거가족과 아동·노인·장애인 돌봄, 임종을 지키는 경우, 스포츠 시설(1.5배까지) 등만 예외로 인정한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2주간 짧고 집중적으로 4단계 거리두기를 적용해서 지금의 확산세를 하루라도 빨리 꺾는 것이 이번 4단계 거리두기의 목적"이라며, "많이 힘드시겠지만 정부와 함께 힘을 모아 최대한 빨리 지금의 증가세를 꺾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실 것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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