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주민 "괜히 이웃끼리 인사도 꺼려져"
'만원 지하철' 출퇴근길은 불안…"다들 예민"
강남 병원 종사자는 "개탄스러" 분노 표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0)씨는 9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일로 불안감이 커진 게 사실"이라며 "괜히 이웃끼리 인사하는 것도 꺼려지고, 가족들 또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가족 카톡방에서도 매일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최근 조카가 생겼는데 이번 일로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상황"이라며 "저는 출근을 하기 때문에 조카를 만나러 가는 게 부담스러워져 이제는 가끔 영상통화로만 얼굴을 보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전날(8일) 서울 강남구보건소의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약 1만건에 달했다는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오히려 검사를 하러 갔다가 전염이 되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로 출퇴근을 한다는 이씨는 지하철 타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전했다. 그는 "거의 매일 출근길이 만원 지하철"이라며 "그 중 1명이 재채기를 하더라도 모든 탑승객들이 쳐다볼 정도로 사람들이 예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씨와 반대로 강남구로 출근하는 회사원 이모(33)씨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강남구 소재 대형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김모(34)씨는 불안감과 함께 분노를 표출했다.
김씨는 "아직 방역의 끈을 놓아햐 하는 상황이 절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게 개탄스럽다"며 "(방역지침을) 나만 잘 지키고 있나라는 생각에 억울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종사자로 분류돼 지난달 초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모두 접종받았다.
김씨는 "가끔 '맛집'이라는 가게 앞에 줄지어 서 있는 것을 보면 이게 거리두기가 맞나 싶은 생각도 든다"면서도 "방역지침이 오락가락하고 불평등한 탓에 국민 불안이 생기고, 그게 터지면서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4일 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발 집단감염은 지난 8일 기준 확진자 수가 76명으로 늘었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방문자에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고 권유한 상태다.
이에 강남구보건소는 다음 주까지 보건소 운영 시간을 오후 6시에서 9시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오후 8시30분까지 보건소를 찾아 접수를 하는 이들까지 검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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