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2주간 수도권 거리두기 최고 단계
신용카드 캐시백·소비쿠폰 발행 재개 비상
코로나 확산 지속 땐 정부 정책 효과 반감
내수 대책 차질시 4.2% 성장률 달성 차질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사실상 시작되면서 경기 회복 흐름에도 제동이 걸렸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위로 올리면서 하반기 내수 살리기 정책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방역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며 12일부터 2주간 수도권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정부가 지난해 6월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도입한 이후 최고 단계로 격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로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은 2명까지 가능하며 3명은 모일 수 없다.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까지만 사적 모임이 허용된다.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으며 1인 시위 이외의 집회와 행사는 전면 금지된다.
클럽과 나이트,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과 콜라텍, 무도장, 홀덤펍 등은 집합 금지되며 식당이나 카페,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놀이공원, 워터파크, 오락실, 멀티방, 상점, 마트, 백화점, 카지노, PC방, 영화관, 공연장 등은 오후 10시 이후 운영 시간이 제한된다. 백신 접종자를 사적 모임 인원 제한에서 제외하는 인센티브도 유보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을 넘어서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하반기 실행 예정이었던 대대적인 내수 부양 정책도 스텝이 꼬이게 됐다.
정부는 수출 호조세 등이 끌어낸 강한 경기 반등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하반기 민간 소비를 살릴 수 있는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5% 감소했던 민간소비를 정부 정책 지원으로 올해 2.8%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2분기 대비 8~10월 신용카드(체크카드) 사용이 일정 수준 이상 늘어나면 10%를 환급해주는 신용카드 캐시백(환급) 정책과 코로나19 접종률 50%를 달성하는 8월 말부터 공연·문화·체육 등 6대 소비쿠폰 발행을 재개하는 게 대표적이다. 9월 말에는 소비쿠폰 사용처를 오프라인까지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소비쿠폰 발행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코로나19 전개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방역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상황별로 정책 추진 시기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캐시백 정책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책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정부는 골목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할인점 등 사용처는 제한하고 전통시장, 식당 등에서 카드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소상공인 중심으로 영업 제한·금지가 계속되면 이러한 정책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섣불리 내수 부양책을 풀었다가는 방역과 경제 정책이 엇박자를 낸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
내수 활성화 대책이 차질을 빚을 경우 올해 정부가 제시한 4.2%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을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목표한 성장률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효과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계산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올해 성장률을 제시하면서 "성장률 구성 요소 중 민간소비 부문을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부 정책 효과로) 다른 전망 기관들보다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돼 정부 정책이 제때 가동하지 못하면 경제 성장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KDI 역시 '경제동향 7월호'에서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감염병 확진자 수도 급증함에 따라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향후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계속돼 방역 조치가 올라가면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대면 서비스업을 위주로 경기 회복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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