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째' 자사고 지위 되찾은 안산동산고는?

기사등록 2021/07/08 16:06:32

2010년 경기도 첫 자사고로 명문대 합격자 대거 배출

입시명문고 주목받기도 했으나 일반고 황폐화 주범 몰려

2014년도 한 차례 자사고 지정취소 통보받았다가 기사회생

[수원=뉴시스]변근아 기자 = 경기 안산동산고등학교가 8일 경기도교육청을 상대로 낸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승소하며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안산동산고는 기독교 재단인 학교법인 동산학원(안산동산교회)이 설립해 1995년 개교한 학교다.

당시 공단뿐이던 안산지역에 '공단 근로자와 자녀들에게 복음을 전하겠다'는 취지로 김인중 목사를 중심으로 교인 3000여 명의 헌금으로 설립했다.

이후 2010년 안산동산고는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자사고로 전환됐다.

특히 매년 서울대 합격생 20~30명과 이른바 명문대 합격자들을 대거  배출하며 입시 명문 고등학교로 주목받기도 했다.

2011년에는 대한민국좋은학교박람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으며, 사학경영평가에서도 우수법인으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그러나 자사고가 당초 목적과 다르게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진행해 일반고의 황폐화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안산동산고도 위기를 맞았다.

자사고란 2002년 김대중 정부가 획일적인 평준화 교육을 보완하고 학교 다양화로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으로, 일반고와 달리 교과 과정, 학사운영에 더 많은 자율권을 보장받는다.

그러나 자사고들이 교육과정 운영에 자율권이 보장된 것을 악용해 일반고에서는 50% 이상 편성할 수 없는 국·영·수 중심의 입시 위주 교육을 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며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자사고를 다시 일반고로 모두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안산동산고는 2014년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지정취소에 해당되는 평가를 받으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당시에도 평가지표 등 문제점을 들어 강하게 항의한 안산동산고는 교육부가 도교육청의 지정 취소 결정에 '부동의'하고 교육감이 이를 수용하며 극적으로 재지정돼 5년 동안 다시 자사고 운영에 나섰다.

그러나 2018년 다수의 진보 교육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외고·자사고 폐지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다시금 안산동산고의 입지는 좁아졌다.

결국 안산동산고는 2019년 도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인 70점보다 8점 정도 모자라는 62.06점을 받고, 재지정 취소 통보를 받아야 했다.

이에 학교 측은 평가가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처분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교육당국의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효력정지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년여가 지난 이 날 법원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아내며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현재 경기도에는 전국단위 자사고인 용인외대부고와 광역단위 자사고인 안산동산고교 등 2개의 자사고가 있다.

다만, 이 같은 지위는 한시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모든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가 2025년 3월 1일 일반고로 일괄 전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자사고·외고·국제고 25개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24곳은 지난해 5월 해당 법 시행령 개정안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만약 헌재가 교육부의 시행령 개정이 위헌이라고 결정할 경우, 자사고는 2025년 이후에도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결정이 늦어지면 안산동산고를 비롯해 서울·부산 등 10개 자사고는 관할 시·도교육청과의 행정소송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으로 또다른 불씨를 안고 있다.

앞서 자사고들이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패배한 서울·부산시교육청은 법원 판단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한 상태이며 경기도교육청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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