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당 도쿄의회 선거서 과반 확보 실패…올림픽 강행 스가에 '역풍'(종합)

기사등록 2021/07/05 10:13:48

가을 총선 '전초전' 격…스가 정권에 타격

코로나19·도쿄올림픽 대응 실패가 원인

당 간부 "이대로가면 중의원도 위험"

[도쿄=AP/뉴시스]지난 1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뒤로는 도쿄올림픽 마스코트가 보인다. 2021.07.05.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총선 전초전이었던 일본 도쿄도(東京都) 의회 선거(127석)에서 여당이 과반수 확보에 실패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에 위기감이 감돈다.

5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은 33석을 확보해 제1 당을 탈환했다.

지난 2017년 사상 최저 23석을 차지했던 굴욕에서는 벗어났다.

당시 49석을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던 '도민(都民)퍼스트회'는 31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제2 당으로 주저앉았다. 도민퍼스트회는 자민당에서 뛰쳐나온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창당한 곳이다. 현재는 특별고문으로 있다.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연립여당 공명당은 23석을 유지해 제3 당이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총 56석을 얻었다. 즉 과반수 확보에는 실패했다.

코로나19·도쿄올림픽 대응 실패로 역풍을 맞았다.

도쿄도의 신규 감염자 수가 선거 기간 동안 계속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증가했다. 그럼에도 스가 정권이 올림픽 개최와 유관중을 고집한 결과라고 지지통신은 지적했다. 비장의 카드로 내놓았던 백신 접종을 둘러싸고도 혼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마구치 다이메이(山口泰明)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밤 당본부에서 기자들에게 "유감이다. 어디가 부족했는지 정사(精査·자세히 조사, 면밀히 살펴봄)해 중의원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민당 집행부의 한 의원은 요미우리에 "예상 이외의 결과다. 이대로 가면 중의원 선거도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오는 11일에는 도쿄도 등 10개 지역에 내려진 코로나19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중점조치)' 기한이 끝난다. 정부는 오는 7일 연장 여부를 판단한다. 감염 상황을 봤을 때 연장이 불가피하다. 스가 정부에게 또 다른 악재다.

스가 총리는 선거 기간 동안 단 한번도 자민당 후보의 유세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당본부 출정식에만 참석했을 뿐이다.

'코로나19 대책 최우선' 자세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거리 유세에 나섰다가는 코로나19 사태 속 올림픽을 강행한다는 비판·야유를 들을 수도 있어 피한 점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가 총리 대신 거리에는 각료들과 자민당 간부들이 유세에 나섰다. 특히 백신 담당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규제개혁상은 20곳 이상에 얼굴을 비췄다. 마이크를 들고 "(접종 횟수)1일 100만회 돌파"를 외쳤다. 백신 접종 가속화 홍보가 득이 될 것이라는 자민당의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자민당의 한 간부는 정부가 직장 등에서의 신규 신청 접수를 중단하면서 "백신이 부족한 인상을 주며 마이너스가 됐다"고 지적했다.
[도쿄=AP/뉴시스]도쿄도 의회 선거날이던 지난 4일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가 '도민퍼스트회’ 후보 지지를 위해 나선 모습. 도민퍼스트회는 그가 창당한 곳이다. 현재는 특별고문을 지내고 있다. 2021.07.05.
반면 도쿄올림픽 취소를 전면으로 내걸었던 공산당, 마찬가지로 취소와 연기를 주장했던 입헌민주당은 약진했다. 공산당이 19석, 입헌민주당이 15석 등을 차지했다. 각각 지난 선거보다 1석, 8석을 더 차지하며 몸집을 키웠다.

도민퍼스트회는 의석은 줄어들었으나 자민당에 대항할 세력을 확보한 모습이다. 도민퍼스트회도 도쿄올림픽 무관중 개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이후로 전망되는 중의원 선거 등 총선 앞둔 스가 정권에는 악재다. 스가 총리는 위기감을 강화하고 있다.

자민당의 다른 간부는 "고전의 원인은 코로나와 올림픽이다. 중의원 선거에 영향은 매우 있다"며 초조함을 숨기지 못했다.

요미우리는 스가 총리의 중의원 선거 전략에 오산이 발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닛케이는 5일 사설을 통해 스가 정권이 "가을로 예상되는 중의원 선거를 위해 유권자의 엄격한 목소리를 무겁게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42.39%로 지난 선거(51.28%)를 밑돌았다.

한편 도쿄신문에 따르면 여성 당선자 수는 41명으로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당선자 중 여성이 차지한 비율은 3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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