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박인호 공군총장 진급·보직 신고 받아
"병영 문화만 개선되면 훨씬 국민들 신뢰 받을 것"
공군총장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겠다"
靑, '임명보류' 논란에 "국민 눈높이 맞추려 시간 필요"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박 총장에게 진급 및 보직 신고를 받은 뒤 가진 비공개 환담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기게 돼 군 통수권자로 마음이 무겁다"면서 "공군참모총장 취임을 계기로 분위기를 일신하고 병영문화를 혁신하여 국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하는 진정한 강군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 공군은 최첨단 스페이스 전투기, 글로벌 호크 같은 유무인 전투체계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운영하면서 국민의 평화로운 일상을 지켜왔다"고 격려했다.
또 "방역물자를 전달하거나 재난 시 국민들을 수송해서 무사귀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했다"면서 "병영문화만 개선된다면 공군이 훨씬 더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최근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공군 부사관 성추행 및 사망 사건을 상기하 듯 "올해는 공군 창군 72주년으로 그간 공군이 국민들의 신뢰를 받아왔으나, 최근 국민께 실망을 드렸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법과 제도, 무기도 중요하지만 그걸 운용하는 사람이 성찰하고 바뀌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공군총장으로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총장 취임을 계기로 공군이 지휘관부터 병사까지 존중하고 배려하며 기본이 바로 선, 사기가 충만한 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지시했다.
박 총장은 공군 성추행 사망 사건의 책임을 지고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이 물러나면서 신임 총장에 임명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기게 됐다'고 말한 부분을 언급하며 "(공군 성추행 사건 관련) 일련의 상황 속에서 중책을 맡기게 됐다는 말씀"이라며 "박 총장 역시 '어려운 시기에 (총장직을) 맡게 돼 굉장히 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박 총장을 둘러싸고 '임명 보류' 논란이 인 데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철저한 검증을 위해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이전에 모든 지적과 비판을 겸허하게, 또 귀 기울여서 듣고 있단 말씀을 드렸다"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박 총장 배우자에게 국가 헌신과 국민 신뢰, 강한 공군의 의미를 담은 꽃다발을 선물했다.
행사에는 정부에서 서 장관과 원인철 합동참모본부의장이, 청와대에서 유영민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유연상 경호처장, 김진국 민정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등이 참석했다.
박 총장은 진급 및 보직신고 뒤, 오후 계룡대 공군본부로 이동해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열리는 취임식에 참석했다. 취임식은 실내에서 약식으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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