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 중구 성남동 상가 화재를 진압하다 2도 화상을 입고 치료 중 순직한 고 노명래 소방사. 그는 불길 속에 사람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화염을 뚫고 화재 현장으로 들어갔다. 지난해 1월 임용된 중부소방서 구조대 막내의 투철한 사명감이었다.

울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노 소방사는 지난 29일 오전 5시 5분쯤 울산 중구 성남동 한 3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불이 나자 구조를 위해 투입됐다. 당시 노 소방사를 포함한 5명이 인명 수색에 나섰다.  
  
그러던 중 갑자기 3층 미용실 내부에서 가연성 물질이 폭발해 불길이 크게 번지기 시작했다. 불은 출입문을 가로막았고, 소방대원들은 모두 창문을 깨고 1층에 설치된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노 소방사는 온몸에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었다. 나머지 소방관들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특히 화재 현장에서 노 소방사의 마지막 모습을 목격했던 동료들은 아직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중부소방서 동료는 “힘든 출동과 훈련에도 매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근무했던 후배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동료는 “차분한 성격에 배려심이 많아 모범이 되는 소방관이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료는 "노 소방사는 항상 웃는 얼굴이다. 마주치면 항상 웃고 있다. 그게 실없어서가 아니고 사람들과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속도 깊었다. 긍정적이고 선후배 모두에게 잘했다"며 "싫어하는 직원은 한명도 없었다"고 흐느꼈다.

울산소방본부는 1일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해 정확한 화재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정확한 폭발 원인은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의 합동 조사에서 살펴봐야겠지만, 헤어스프레이통 등 미용실 내부 가연성 물질이 폭발하면서 불길이 거세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소방사의 빈소는 울산 영락원(301호)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오는 2일 오전 10시 울산시청광장에서 울산광역시장(葬)으로 치를 계획이다. 
  
노 소방사는 지난해 1월 구조 특채로 임용돼 1년 6개월간 화재 현장 등에서 인명 구조 업무를 수행해 왔다. 지난해 10월 남구의 33층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 때에도 주민들을 무사히 구했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부모가 있다. 특히 노 소방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올해 2월 혼인신고를 마친 뒤 오는 10월 결혼식을 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장례 절차와 영결식 등을 최대한 지원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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