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광재, 후보 등록일에 단일화 선언
'친문 지지' 겨냥…경선 판도 변화줄지 관심
이낙연 측 신중론 "결선투표 가야 되는 것"
"여론 왜곡 우려" "편가르기 안 돼" 비판도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달 5일까지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등록 시작일인 이날 두 후보가 단일화를 띄운 것은 이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노림수가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두 후보가 "민주당 적통 후보 만들기"를 단일화 대의로 내세우면서 "도덕적 품격, 경제적 식견을 갖춘 후보"를 콕 집어 거론한 것은 이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친문 진영과 이 지사는 2017년 대통령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친문 제3후보론'이 계속 거론되는 것은 이 지사에 대한 친문진영의 반감을 방증한다. 앞서 '이재명 대 비이재명' 전선을 형성했던 경선 연기 논쟁에서도 친문계 의원들은 연기파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경선 룰에 따르면 후보 간 합종연횡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본경선에서 1위 후보가 50% 이상 득표하지 못하면 1·2위 간에 결선투표를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 전 총리가 이날 BBS 라디오에서 "결선 투표 때 자연스럽게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한 근거다.
여러 주자들은 향후 결선투표 과정 등에서의 이합집산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경선 레이스가 막 시작된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지율 2위를 달리는 이낙연 전 대표는 물론이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 등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탄 주자들은 독자 행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의 한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연대 문제를 검토는 해볼 수 있겠다"면서도 "결선투표 때 가서야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막판에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고, 최문순 강원지사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차 경선을 통과한 사람들끼리 여러 합종연횡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기적으로 당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추 전 장관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치적 지향이나 공약이 같아서 국민 다수가 동의되면 할 수 있겠지만 인위적인 단일화는 오히려 국민 여론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며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의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김두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단일화에 관심이 없다. 향후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민주당 재집권을 위해 함께 경쟁해야지 편가르기 하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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