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익사한 채 발견된 대학생 A(22)씨의 부친이 실종 당시 A씨와 함께 있었던 친구 B씨를 형사고소했다.

B씨에게 폭행치사와 유기치사 혐의가 있다는 주장인데, 이 혐의점을 포함해 이미 50일 넘게 범죄 가능성을 살핀 후 수사 종결 여부를 결정지으려던 경찰이 실제로 유의미한 추가 수사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 부친은 B씨를 폭행치사와 유기치사 혐의로 지난 23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 부친은 지난 22일 블로그에 "원래는 경찰 '변사사건 심의위원회(심의위)' 개최를 막아보려고 했는데 다음 스텝(형사고소)으로 넘어가기로 했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이날 "고소 내용을 검토 중이며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사 종결 여부를 결정하는 심의위 개최도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심의위는 지난 24일 오전께 열리기로 했으나 다음주로 연기된 것이다.

다만 경찰이 A씨 부친 고소에 맞춰 추가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 4월25일부터 50일 넘게 진행된 경찰 수사에는 B씨의 범죄 혐의점 여부도 이미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진행된 수사에 대해 "모든 범죄 가능성을 열어 놓고 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검토한 B씨의 혐의에는 유기치사나 폭행치사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27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B씨의 범죄혐의점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는 7개 그룹 17명의 목격자 조사와 폐쇄회로(CC)TV 확인 등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얻어진 결과이다.
또 경찰은 이달 6일에는 지난달 30일 발견된 B씨 휴대전화의 혈흔·유전자 등 감정 결과 아무 반응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13일부터 A씨의 신발 수색도 중단한 상태다. 이후 경찰 내부에서는 B씨 등의 범죄 혐의 가능성보다는 'A씨가 어떻게 강에 들어가게 됐는가'에 초점을 맞춰 조사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 B씨 범죄혐의점 여부를 두고 수사가 진행돼왔고, 그 결과 종결 수순까지 온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폭행치사 등을 주장하는 고소장이 접수됐다고 해도 새로운 수사개시 요건이 될만한 구체적 사실 등 객관적 증거나 관련 정황이 제시된 것이 아니라면 고소에 큰 의미를 두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일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이 내려져 A씨 부친이 이의제기를 해 검찰로 송치되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한편 A씨 부친은 이날 새벽 블로그에 "경찰서에서 4시간 가까이 진술을 하고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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