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년 역사' 영암 구림마을서 '소박한 마을장' 여행

기사등록 2021/06/16 15:31:15 최종수정 2021/06/16 15:34:04

먹거리 체험, 종갓집·골목길 투어 등 한꺼번에

[영암=뉴시스] 영암 구림마을 종가여행. *재판매 및 DB 금지

[영암=뉴시스] 박상수 기자 = 요즘 골목길 투어에다 먹거리 여행을 함께 해보는 게 대세다.

게다가 구수한 전라도 인심에 남도 사람 냄새까지 느끼게 해주는 소도시 여행이라면 최상일 것이다.

이런 여행지는 어디에 숨어 있을까? 22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영암 구림마을'을 찾아가면 된다.

지난 13일 영암군 구림마을에서는 풍물 관광·골목길 투어·먹거리 체험을 한꺼번에 경험해보는 프로그램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구림마을 한 한옥에서 마을 주민들이 생산하고 만든 농산물을 직접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소박한 마을장'이 열렸다.

코로나19로 조심스럽게 기획한 장터인 만큼 20여 명의 고객만이 행사에 참여했다.

하지만 판매 물건은 멸치액젓, 토란대, 고추장, 무말랭이, 무말랭이 차, 보리차, 옥수수 차, 톳 장아찌, 울 외 장아찌, 미숫가루, 감자, 불미나리, 얼갈이배추는 물론 영암지역의 특산품인 어란까지 다양했다.

생산자에게 직접 사는 직거래인 만큼 가격도 저렴했다. 무말랭이와 불미나리 한 묶음은 2000원, 보리차와 옥수수 차, 토란대는 5000원, 톳 장아찌 6000원에 판매했다.

많지 않은 사람들이 참여했지만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고가인 어란과 이동이 쉽지 않은 감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완판됐다.

2021년 문화재청 고택 종갓집 활용사업으로 추진된 이 날 행사 참여자들은 영암 구림마을 골목길 투어에 나서는 의미 있는 시간도 보냈다.

낭주최씨, 선산임씨, 함양박씨, 창녕조씨, 해주최씨, 연주현씨 등 구림마을의 역사를 만든 여섯 성씨의 역사유적을 찾아 마을 한 바퀴를 둘러봤다.

그 가운데 구림마을 대동계사, 회사정 등을 찾아 구림마을 사람들이 450여 년 동안 일궈온 공동체 문화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 느껴보기도 했다.

구림마을에는 1565년 시작된 구림 대동계가 여태껏 남아 있다. 행정 공백을 자치규약으로 매운 공동체인데 현재까지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대동계를 만들고 이끌어 온 대표 가문 후손으로부터 대동계의 역사를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영암 창녕조씨 조종수 종손과 영암 연주현씨 현삼식 종손으로부터 대동계의 연원 이야기와 숨어 있는 마을 이야기를 듣는 소중한 시간도 가졌다.

또 옛 책을 만들어 보고, 족보 보는 법을 종손으로부터 배우는 시간을 가짐과 함께, 200여년 전통 씨간장과 식초 맛을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동계의 모임 장소였던 회사정에서 우리 국악 공연이 열려 참가자들에게 영암에서의 멋진 추억여행을 선물하기도 하였다.

영암군 관계자는 16일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어 예방접종 완료자 등을 중심으로 한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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