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23명 가운데 5310명 찬성, 92.4%로 가결
전날 사회적 합의기구 파행…무기한 총파업
"분류작업은 임금에 포함 안되는 공짜노동"
"과로사 하지 말고 저녁에 퇴근하자는 것"
참여 인원 2000명 수준…일부 배송 지연될듯
9일 택배노조는 서울 송파구 복합물류센터에서 노조원 2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에 실시한 파업 찬반 투표 결과, 택배노조 투표권자(가능자) 총 5823명 가운데 5310명 찬성, 530명 반대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찬성 득표율은 92.4%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택배노동자가 요구하는 것은 과로사 하지 말고 저녁에 퇴근해서 가족과 함께 밥을 먹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요구는 무리한 게 아니다"라며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파업투쟁으로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분류작업은 택배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강도 살인 노동, 공짜 노동을 단호히 거부하고 우리 손으로 한국 사회 노동의 질서를 바꿔야 된다"며 "분류작업은 택배사 몫으로, 물러설 수 없다"고 강하게 외쳤다.
택배노조는 전날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합의안이 도출되지 못하고 최종 결렬, 이에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마지막 협상이라는 자세로 임했던 오늘 합의기구가 합의에 실패하면서 내일부터 쟁의권이 있는 전국 모든 조합원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더이상 죽지 않고 안전히 일하고자 하는 택배노동자들의 투쟁에 국민도 호응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 1월 도출된 사회적 합의안 타결을 미루고 적용 시점을 1년 미뤄 달라는 택배사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택배노조는 택배사가 4~5시간 정도 소요되는 분류작업을 택배노동자 책임으로 전가하고 있으며 임금에는 포함시키지 않는 '공짜노동'라는 점을 들어 과로사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날부터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전체 약 5만명 가운데 쟁의권이 있는 2100여명으로 알려졌고, 나머지 쟁의권이 없는 조합원은 오전 9시 출근, 오전 11시 배송 출발하는 등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 때문에 택배업계는 이번 총파업이 '택배 대란' 수준까지 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노조 가입률이 높은 일부 지역과 우체국 택배 등 파업 참여 인원이 많은 업체를 중심으로 일부 배송이 늦어지는 모습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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