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안하다 고맙다" 발언 논란
친여 네티즌 文 대통령 저격 지적
그룹에 불똥 튀자 스스로 진화 나서
정 부회장은 8일 인스타그램에 안경 사진을 올린 뒤 "난 원래 가운데 손가락을 안경을 쓸어올림. 길고 편해서. 근데 우리 홍보실장이 오해받을 일 하지 말란다. 50년 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이젠 제일 짧은 손가락으로 올릴 거다"라고 썼다. 최근 논란은 오해에서 비롯됐으며, 앞으로 이런 오해가 생길 여지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 된다. 지난달 말부터 이어온 "미안하다, 고맙다" 논란을 이제 끝내겠다는 것이다.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이 신세계 그룹으로 향하자 결국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이다.
이번 논란은 정 부회장이 지난달 말 인스타그램에 올린 음식 사진에서 시작됐다. 당시 정 부회장은 사진 설명과 함께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멘트를 달았다. 이를 두고 친여(親與) 성향 네티즌은 문 대통령을 비꼰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천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썼다. 당시 이 방명록을 두고 정치권에선 '아이들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는데, 고맙다고 말하는 게 적절한 것이냐'는 비판이 있었다.
정 부회장은 같은 달 28일엔 음식 사진을 올린 뒤 "너희들이 우리 입맛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했다가 또 한 번 비난 받았다. 이 발언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6년 세월호 분향소에서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쓴 방명록과 유사하다는 지적이었다. 논란이 일자 정 부회장은 멘트를 "진짜 맛나게 먹었다 고맙다"로 수정했다.
정 부회장은 이 논란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유사한 발언을 반복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려 비난을 자초했다. 지난 4일 인스타그램에 생선 요리 사진을 올린 뒤 영어로 "sorry and thank you"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뒤이어 올린 볶음밥 사진에도 'sorry'와 'thank you'라는 말을 썼다. 그리고나서 식재료 사진을 올린 뒤에는 "OOOO OOO"라고 썼다. 반려견 사진을 올리 뒤에도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이런 행보에 일부 네티즌은 "사이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큰 기업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할 만한 행동이 아니다. 무책임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특히 최근엔 이마트 주식을 가진 일부 주주들이 "정 부회장의 행동은 오너 리스크"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신세계 그룹이 운영하는 매장 등엔 앞으로 가지 않아야 한다"며 불매 운동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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