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률 80% 넘고 예약자 접종률 99.8%...백신 반긴 국민들

기사등록 2021/06/05 00:01:00

이상반응 우려에도 상당히 높은 예약률 기록

AZ 물량부족 우려…7월 초까지 접종 순연 가능성도

교사 등 화이자·모더나 접종…9월 전 면역력 확보

[서울=뉴시스]정병혁 기자 =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어르신들이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60세~74세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 예약은 이날 종료된다. 2021.06.03.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재희 정성원 기자 = 60~74세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 예약률이 정부 예상보다 높은 80% 이상을 기록하고, 접종 예약자의 99.8%가 실제 접종에 나서면서 접종 참여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접종 참여율 저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던 이상반응 우려에도 다수가 접종에 참여 의사를 표시하면서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백신 접종 속도전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접종 신뢰도를 잃지 않고 접종계획에 따라 속도감 있게 백신을 접종하려면 정부가 다시 백신 수급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3일 자정께 종료된 60~74세 고령층 등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AZ) 백신 사전 예약률은 80.7%다. 전체 접종 대상자 946만9550명 가운데 764만2122명이 예약을 마쳤다.

접종 대상별로 70~74세와 65~69세는 각각 82.7%, 81.6%의 예약률을 보여 80%를 넘겼다. 이들보다 늦게 예약을 시작한 60~64세도 78.8%가 예약했다.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돌봄 인력은 82.4%, 만성 중증 호흡기 질환자는 68.5%가 예약을 마쳤다.

접종 예약자가 접종에 참여하지 않는 '노쇼'도 최근 들어 거의 나타나고 있지 않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등에 따르면 접종 예약자가 실제로 접종받는 비율은 99.8%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4일 기자단 설명회에서 "(예약률) 80% 이상은 달성이 어려운 높은 수치다. 높은 수치가 나오도록 동참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드린다"며 "실제 예약자가 접종받는 비율은 어제(3일)까지 99.8%였다. 불가피하게 몸 상태가 안 좋거나 하는 등의 사례를 제외하고 대부분 접종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이후 드물게 보고되는 혈소판 감소 혈전증(TTS)과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 우려에도 국민들의 백신 접종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전 국민의 25%인 1300만명 이상이 6월 말 또는 그 이전에 1차 접종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백신 접종 속도전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 부족 우려가 제기됐다. 접종 과정에서 백신 물량이 부족해질 경우 접종 예약자 일부는 7월 초에 접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달 4일부터 19일까지 교사 등을 제외한 접종 예약자는 552만명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물량과 앞으로 도입되는 물량을 합해도 501만회분에 불과해 50만명 이상이 접종받지 못할 수 있다. 추진단은 이른바 '쥐어짜는 주사기'인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를 이용하면 10%가량인 50만명이 추가로 접종할 수 있어 일정에는 지장이 없다고 봤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지난 4일 "접종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LDS 주사기를 적극 사용하고, 잔여 백신을 조금 더 고령층에 집중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하면서 모니터링하겠다"며 "예약됐지만 만약에 불가피하게 (일정이) 조정돼야 한다면 7월 초에 신속하게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에 코로나19 백신 주사기가 놓여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03. photo@newsis.com
추진단은 또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돌봄 인력 38만명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사전예약한 31만명의 접종 일정을 7월로 미루고,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 접종 간격이 짧은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접종해 오는 9월 2학기 전면 등교 전까지 2차 접종을 마치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 부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교직원에게 놔줄 백신을 모더나와 화이자로 바꾼 것 아니냐란 의견이 나왔다. 젊은 여성에게서 혈소판 감소 혈전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점도 고려됐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더나와 화이자 접종 간격은 각각 3주와 4주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2주이기 때문에 9월까지 면역력을 확보하기에는 너무 길다"며 "교사나 돌봄 인력 대부분은 젊은 여성이다. 혈소판 감소 혈전증이 젊은 여성에게서 보고되고 있어서 그 점도 우려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와 돌봄 인력 대상 예방접종을 서두르고, 계획에 맞게 접종을 이어가 신뢰도를 제고하려면 백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교사와 돌봄 인력 접종에 필요한 모더나 백신이 2분기 내 추가 확보하기 위해 협의 중인 265만5000회분에 포함되거나 3분기에 도입 예정인 8000만회분 중 모더나·화이자 백신이 조기에 도입된다면 접종 속도에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제대로 공급되면서 접종 과정에서 LDS 주사기를 사용하거나 폐기량을 최소화하면 원활한 접종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백신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선 이미 확보된 백신을 우선순위에 따라 원칙을 가지고 접종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며 "원칙에 따라 질서 있게 접종하고, 추가로 백신 조기 확보 노력을 기울인다면 접종이 원활해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잔여 폐기량을 최소화하면서 고령층 접종에 집중하면 접종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전체적인 물량이 원활하게 접종됐느냐, 일정에 맞게 접종이 이뤄지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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