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과거 국정원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 없을 것"

기사등록 2021/06/04 18:41:41

국정원 창설 60주년 앞두고 현장 업무 보고 청취

"국정원법 전면 개정…개혁의 확고한 제도화 달성"

'한없는 충성과 헌신'…국정원 5년만에 새 원훈 공개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국정원에서 업무보고를 마친 후 전직원에게 격려 및 당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2018.07.20.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이제 국가정보원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국정원법 전면 개정을 통해 이룬 제도적 개혁으로 적폐의 본산이었던 과거로 회귀하지 않게 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정원을 직접 찾아 지난 4년간 이뤄진 개혁성과를 보고 받은 자리에서 앞선 개혁성과들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지난 2018년 7월 이곳에서 결코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고, 정권에 충성할 것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정치적 중립성을 확실하게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나도, 여러분도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국내정보 조직의 해편을 단행하고, 의혹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정보활동부터 예산 집행에 이르기까지 적법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문화를 정착시켰다"며 "마침내 지난해 12월, 국가정보원법 전면 개정 입법을 통해 개혁의 확고한 제도화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원은 코로나 초기부터 각국의 발병 상황과 대응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우리 교민을 적극 보호하면서 백신 확보를 지원했다"며 "반도체·바이오·배터리·5G 등 첨단 산업기술 분야의 인력과 기술을 지키는 중추적 역할을 했고, 날로 고도화·지능화하는 사이버 위협에도 대응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전장인 사이버, 우주 공간에서의 정보활동은 더 강한 안보를 넘어 대한민국을 선도국가로 앞당겨줄 것"이라며 "국정원만이 할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에서 마음껏 역량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3년 전 첫 국정원 방문 업무보고를 계기로 국정원 청사에 조성한 '이름 없는 별' 조형물을 언급하며 "지난 2018년 제막한 '이름 없는 별'에 그 사이 별 하나가 더해진 것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오는 10일 국가정보원 창설 60주년을 기념해 새로 교체한 국정원 새 원훈(院訓).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라는 원훈은 국정원 청사 앞 표지석에 새로 놓였다. (사진 제공=국가정보원) 2021.06.04.
그러면서 "살아서도, 죽어서도 이름과 직책조차 남기지 않은 채, 오직 '국익을 위한 헌신'이라는 명예만을 남긴 이름 없는 별들의 헌신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나그네들이 북극성을 보며 방향을 바로잡고 길을 찾듯, '이름 없는 별'을 따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의 길을 찾아 걸어가는 여러분 모두가 든든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지원 국정원장으로부터의 업무보고를 들은 뒤, 창설 60주년 기념으로 5년 만에 새로 교체한 원훈(院訓) 제막식에 참석했다. 앞서 국정원은 내부 직원 설문을 통해 핵심가치로 애국심·헌신·충성을 선정했고, 이를 새 원훈에 반영했다.

국정원은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박근혜 정부 때부터 사용해 오던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라는 원훈 대신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라는 원훈을 표지석에 새로 새겼다.

표지석에 사용된 글씨체는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손글씨를 본떠 만든 '어깨동무체'와 매우 흡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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