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내주부터 분류작업 중단…"과로사 막아야"

기사등록 2021/06/04 16:33:52

내주부터 9시 출근·분류작업 중단 선언

"택배기사의 기본 작업은 집화와 배송"

"장시간 노동 여전해 과로 쓰러지기도"

"2차 합의에서 제대로 된 합의있어야"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와 택배노동자들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이행점검단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6.03.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사회적 합의기구 최종합의를 앞두고 오는 7일부터 업무 중 택배 분류작업을 중단하겠다고 4일 밝혔다.

택배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분류작업은 택배사의 몫이며 이를 통해 노동시간 단축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에 따라 이달 7일부터 '9시 출근 11시 배송출발'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택배노조는 "장시간 분류작업을 택배노동자 업무에서 제외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과로사 방지 대책의 핵심"이라며 "이에 따라 1차 사회적 합의문엔 '택배기사의 기본 작업범위는 택배의 집화, 배송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체는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택배노동자들은 직접 분류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 있다"며 "얼마 전에도 로젠택배 노동자가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택배노조가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전국 72곳의 우체국에 소속된 택배노동자 모두가 여전히 분류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 중 62곳에선 추가 분류인력이 투입되지않고 분류수수료 또한 모두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택배노조는 오는 7일부터 출근 시간을 2시간가량 늦춰 개인별 분류된 물품만 사측으로부터 인계받아 차량에 적재해 배송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택배노조는 1차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요금 인상이 대부분 택배사의 이득으로 돌아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사회적 합의문을 통해 CJ대한통운의 5월 택배요금은 1, 2월 대비 150원가량 인상됐으나 택배노동자들의 수수료는 8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노조는 "한진과 롯데가 각각 대전 복합물류센터와 진천 메가허브터미널 완공을 앞두고 물량확보를 위해 혈안이 돼 택배요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택배요금 인상에 따라 CJ대한통운의 물량이 13% 정도 감소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한진과 롯데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사회적 합의안에 따른 택배사별 요금 인상은 '담합'이 아니라고 해석했으나 택배사는 여전히 과로사 대책 시행에 또다시 1년의 유예기간을 두자는 등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이달 8일 최종회의에서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제대로 방지할 수 있는 합의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원한다"며 "이를 택배사가 반대하고 거부한다면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한 싸움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택배노사 등이 참여하는 2차 사회적 합의는 이달 8일로 최종 회의가 예정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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