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에도 멀어지는 '중진 단일화'

기사등록 2021/06/05 06:00:00

나·주, 단일화 선 그어…7일 투표로 시간도 촉박

野 "정치적 입지 있는데", "원하나 표현 못할 것"

신율 "이준석 바람…단일화해도 소용 없다 생각"

박상병 "주호영 TK…나경원에 힘 실어줄 수도"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주호영(왼쪽부터), 이준석,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에 참석해 있다. 2021.05.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서진 김승민 기자 = 이준석 전 최고위원 '돌풍'이 상승 곡선을 타면서 중진 후보들의 막판 단일화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는 형국이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4일 기준 '차기 당대표'에서 '차기 대권주자'로까지 거론되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이 3%의 지지를 얻으며 이재명, 윤석열, 이낙연 주자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2%), 정세균 전 국무총리,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상 1%) 순이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정치권에선 지난 예비경선 여론조사에서 각각 2·3위를 차지한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 전 원내대표의 단일화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두 사람은 단일화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한 상황이다. 당내에서도 신인을 제외한 중진들이 선거의 유불리에 따라 단일화를 모색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과의 단일화에 대해 "그런 언어 자체가 불편하다. 단일화의 'ㄷ'자도 나오지 않았다"라고 잘라 말했다.

물리적으로도 두 사람 간 결합은 쉽지 않다. 4일 지방 연설회 종료를 기점으로 당장 다음주 7~8일 선거인단 투표가 진행된다. 이번주 중으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단 의미다.

한 재선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단일화는 안 될 거라고 본다. 그분들 입장에서는 비록 당선이 안 된다고 해도, 중간 사퇴를 하는 부분은 생각을 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중진들이기 따라서 자기들 거취를 판단하고 결정하는데 있어서 이번 선거의 유불리에 따라 사퇴하거나 단일화 추진한다는 거 자체가 굉장히 큰 부담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도 있다"며 "사실상 월요일부터 투표가 시작되는데, 단일화 내지 사퇴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2021.06.03. lmy@newsis.com
백종헌 의원은 "되는 것은 원하나, 표현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며 "당사자들은 내 쪽으로 (단일화)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기기 위해서 단일화하는 건데, 가능성이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다"라며 "당원에게도 (이준석) 바람이 갔다는 걸 이분들이 실감할 가능성이 높다. 단일화를 해도 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어른들끼리 애 하나 잡을려고 단일화하나(라는 목소리가 있다)"라며 "(단일화는) 거의 불가능하다. 문을 닫아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 어려워 보인다"라고 했다.

다만 단일화 대신 한 쪽에서 중도포기를 감행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앞서 두 후보가 여러 번에 걸친 토론회를 통해 비슷한 생각을 공유한 데다가, 내년 대선과 지선을 앞두고 힘을 합치면 얻는 것이 훨씬 많다는 주장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두 사람은 성향도 비슷하고, 당의 중진이고, 이 전 최고위원이 되면 당이 어떻게 되는지 너무나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주 전 원내대표는 TK(대구경북) 출신이다. '영남 투톱'으로 어떻게 대선을 치를 건가. 결단을 할 수도 있다"라며 "나 전 의원에 힘을 실어주며 이번주 중으로 (사퇴 표명을) 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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