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민 공감 많아" 발언 이후 與 변화 감지
"대통령 입장 상당히 변해"…가석방 가능성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4대 그룹 대표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언급한 것과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반도체 산업에서 초격차로 세계를 이끌고 있다고 믿어왔던 삼성에 대해 불안감이 증폭하고 있다. 전쟁터의 한복판에 지휘자가 없다면 전쟁에서 패할 확률이 높다"며 이 부회장 사면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총과 칼은 무사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치열한 기술민족주의 시대에서 반도체는 대한민국의 총과 칼"이라며 "경제 전쟁의 시대에서 그 총과 칼을 든 사람을 애국자라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격차 전쟁에서 삼성, SK를 포함한 대한민국 반도체 기업이 승리하도록 장수가 전투의 한복판에서 현장지휘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총과 칼을 쥐어주자"며 "승리를 위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4일 여권에서 처음으로 이 부회장 사면 필요성을 공식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는데, 이번에는 여러 의원들이 사면론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이광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이 사회적 책임과 과거와의 단절이라는 자기 책임을 다하는 것을 전제로 국민 동의가 있고 국가에 기여할 역할이 있으면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제 문 대통령이 말씀한 것으로 (이 부회장 사면 논란은) 일단락된 것으로 본다"고도 했다.
윤 의원은 가석방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민 누구나 법률이 정한 기간이 되면 가석방 대상이 되고 심사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검토 가능한 경우의 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친문 전재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의 입장이 상당히 변한 게 아닌가 느꼈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국민 70%가 찬성하는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며, 대통령이 전적으로 결정할 문제고 말씀해 온 그런 뉘앙스대로 진행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4대 그룹 대표 초청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 사면 건의를 받고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던 데 비해 여지를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됐다.
한편 재벌개혁에 목소리를 내온 '삼성 저격수' 박용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돈과 힘, '빽' 있는 사람들은 또 사면 대상 제1선에 오르나. 그게 법치주의인가. 대한민국의 공정과 정의인가"라며 이 부회장 사면론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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