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간호조무사와 이를 마치 자신이 시술한 것처럼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 의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김영호 판사는 지난달 26일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간호조무사 A씨(73)와 의사 B씨(59)에게 각각 징역 1년8개월, 1년4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5년부터 B씨가 개설한 의원에서 일하며 원장으로 불렸다. 간호조무사인 A씨는 의료인 면허가 없음에도 이를 오해하고 찾아온 환자들에게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3년에 걸쳐 환자를 상대로 코에 실리콘을 삽입하고 눈꼬리 처짐 개선 수술 등 총 1323회에 걸쳐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의사인 B씨는 A씨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용인하고 일부 진료와 수술은 마치 자신이 진행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법정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술환자 시트에 수술비용이나 수술일자가 기재돼 있지 않은 경우 미용병원 특성상 상담만 이뤄지고 실제 수술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 간호조무사 자격으로 진료 보조행위에 해당하는 실밥 제거, 영양제 주사, 점 빼기 등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료기록부 거짓 작성에 대해선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은 의료행위에 관해선 B씨가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의 생각은 달랐다. A씨의 무면허 의료행위와 B씨가 거짓 진료기록서를 작성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들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해당 의원의 상담실장이 A씨의 환자인지 B씨의 환자인지 구분하고 별도로 관리했다"며 "더구나 피고인 A씨를 소개 받아 의원을 방문한 환자들 사이에서 A씨의 수술 실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있었고 일부 환자들 비고란에 B씨 원장님이 수술하심이라는 별도의 기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A씨를 소개받아 의원을 방문한 환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인 B씨의 관여 없이 독립적으로 진료하고 수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실밥 제거, 영양제 주사제 투여, 점 빼기 등에 앞서 그 전제가 되는 진료와 처방을 A씨가 단독으로 한 이상 진료 보조행위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간호조무사에게 허용되는 보조행위는 의사가 주체가 된 상황에서 조력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지 않은 상태에서 간호조무사가 단독으로 진료행위를 한 것은 보조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김 판사는 "비의료인 무면허 의료행위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범행횟수도 1300회가 넘는 등 범정이 매우 좋지 않다"며 "또 무면허 의료행위를 통해 수억원에 달하는 불법 이익도 취득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피고인 B씨는 의료법위반죄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피고인 A씨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죄로 2회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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