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박범계에 조직개편안 내부 우려 전달
'특정 수사 검사 인사 불이익' 두고 "좋은 말씀"
朴·金, 구체안 논의 과정에서 잡음일 가능성도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이날 오전 박 장관을 만나 약 5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전날 임기를 시작한 뒤 '검찰총장'으로서 박 장관을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총장은 첫 만남부터 '박범계 법무부'가 추진 중인 조직개편안과 관련한 조직 구성원의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선 검사를 격려하라는 말을 두 차례 강조했다는 점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구성원의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안고 있는 김 총장이 조직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입지를 다지는 모양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직접수사가 가능한 6대 범죄 수사를 한층 제안하는 조직개편안을 두고 부패 범죄 대응 역량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부 경우 검찰총장이나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한 부분을 두고도 우려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법무부가 제시한 조직개편안과 검찰 내부 불만 등을 어떻게 절충하느냐가 김 총장 리더십을 평가할 기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고검장들이 법무부의 조직개편안을 두고 "수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목소리를 내면서 안팎의 잣대가 더욱 엄격해진 상태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박 장관과 김 총장이 조직개편안 논의 과정에서 충돌할 가능성 등을 거론한다. 검찰 구성원 다수의 우려 섞인 의견을 수렴한 김 총장이 박 장관의 구상을 마냥 받아들일 수는 없지 않겠냐는 취지다.
김 총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한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의 '특정 사건 수사 검사에 대한 인사 불이익' 지적을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고 평가한 대목도 주목된다. 같은 발언을 두고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서 "평가는 각기 다르다"며 결이 다른 입장을 냈는데 임박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안을 두고 입장차를 확인할 수도 있다.
다만 박 장관이 일선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던 만큼 절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검찰 인사 역시 박 장관은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다. 두 사람은 3일 오후 다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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