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번째가 아니다"…자살로 내몰리는 女軍 성폭력 피해자

기사등록 2021/06/02 10:47:22

2017년에도 군부대 성폭력 피해자 목숨 끊어

2013년부터 위계 성폭력, 따돌림 문화 지적돼

"양성평등 의식 희박서 비롯…총체적인 난국"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경기도 성남 국군의무사령부 장례식장 접견실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고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중사 유족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2021.06.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한 공군 중사가 부대 내 성폭력 사건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지만, 군부대 내 성폭력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은 과거부터 반복된 고질적 병폐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오전 10시30분 기준 해당 청원 동의자는 28만3813명이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상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으나 조직 내 은폐 시도와 따돌림 등이 이어져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대 내 성폭력 사건으로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17년에는 해군 장교가 부하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이 됐는데,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같은 군부대 내 성폭력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군인권센터가 지난 2014년 조사한 군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여군 19%는 군대 내 성적 괴롭힘을 경험했고 28%는 군대 내 성적 괴롭힘을 목격했다.

군부대라는 특성상 부대 내 성폭력은 위계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위의 조사 결과를 보면 가해자 42.5%가 영관급, 27.6%가 장성급이었다. 이 때문에 여군 90%는 군 내 성범죄를 당해도 대응하지 않겠다라고 답했다.

지난 2013년에는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을 상담한 결과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하급자로서 성폭력 상황을 거부하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이후 자신의 피해를 외부로 드러내기 힘들었으며, 설사 드러내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며 "특히 생활이나 훈육, 업무 등이 한 조직 내에서 장시간 동안 혼재된 경우, 군대 내 상명하복 군기 속에서 직급 우위의 권력을 이용한 성폭력은 피해자가 조직을 떠나거나 개인적인 대응을 하기 전까지는 더욱 드러나기 어렵다. 만일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드러내더라도 주변에 의한 2차가해와 고립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분석 이후 무려 8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군부대 내 성폭력과 따돌림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군대가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으로 인해 사건의 해결과 처리 과정에서 고압적이고 위계적인 문화가 작동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라며 "양성평등에 대한 문제 의식이 희박한 것에서 비록된 총체적 난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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