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양반' 주호영, 이준석·나경원에 '쌍날' 겨누며 반격

기사등록 2021/06/01 20:37:00

주 후보, 이준석표 시그니처 공약에 견제구

나경원엔 "스포트라이트 받는 정치만" 비판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주호영(왼쪽부터), 이준석,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31일 오후 서울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1.05.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본선에 오른 주호영 의원은 1일 표심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이 후보와 나 후보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나란히 날을 세웠다.

주 후보는 이날 저녁 MBN 주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이 후보의 엘리트주의를 먼저 문제 삼았다. 그는 "보수의 핵심가치가 자유와 공정은 맞고, 그것을 가장 중요한 행동의 지침, 정책방향으로 삼아야하는 건 맞다"면서도 "이 후보는 실력주의, 엘리트주의만 강조하는 것 같아 우려가 많다"고 전했다.

주 후보는 '정치인 자격시험'을 공약으로 내건 이 후보에게 "안에서 보면 공정한 것 같은데 큰 틀에서 보면 모든 것이 시험 성적 머리, 이런 걸로 되는 건 아니다"라며 "출마 전에 시험 치는 나라가 있는지 묻고 싶다. 정치는 종합예술이고 사람에 대한 판단은 각각 고유가치가 있다"며 제도 시행에 따른 혼란을 우려했다. 정치인 자격시험은 이준석의 '시그니처' 공약으로 불릴 만큼 주요 공약 중 하나다.

이에 이 후보는 "실력주의의 맹점에 대해서는 저도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진짜 학과시험을 보고 우열을 가려서 판단하는건 아니어야 할 것이다. 주 대표께서 말씀하신 여러 가치가 포함되는 그런 경쟁이 돼야 된다"며 오해를 불식시켰다.

다만 "결코 당원들을 걸러내는 시험이 아닐 것"이라면서 "지방의원이든 국회의원이든 공직후보자를 추천한다는 건 국민들에게 그 후보자의 실력에 대한 보증을 서는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지방선거에는 후보자가 많이 나오게 돼있고 구의원 후보에 대해 유권자가 공보물만으로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저희가 검증기준을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결코 실력주의 하에서 서열화하는 시험이 아니고 자격시험이기 떄문에 당원 상당수가 교을 통해 통과할 수 있다고 본다"며 "저는 홍문표 후보님의 당원교육 연수원 아이디어를 차용해서 안을 완성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가 "내년 지방선거에 정치인 자격시험을 도입할 계획이냐"는 주 후보의 질문에 "시행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의지를 보이자, 주 후보는 "세계 다른 나라에 정치인이 되기 위한 자격시험을 치는 나라가 있나"라고 일침을 놓았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준석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일 서울 중구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시작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6.1
이에 이 후보가 "없다. 그래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받아치자, 주 후보는 "저도 공천에 관여해봐서 아는데 현실이 그렇게 낭만적이거나 우리 당에 후보들이 몰려오는것도 아니고, 꼭 정치를 배운사람이 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이 가져올 혼란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주 후보는 또 바른미래당 시절 이 후보가 안철수계 의원들과 갈등을 겪은 사실을 염두에 둔 듯 "세계사적인 큰 일도 개인간 감정으로 일그러진 일도 많고, 개인간 일이 공적 영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통합이 그런 인간적 악연이랄까, 좋지 않은 것 떄문에 일그러지지 않을까 사실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단일화 시점 논란과 관련해서도 이 후보를 향해 "우리 당 버스를 출발시키면 '밖에서 타려면 타라' 이 정도 시각인 것 같다"며 "자강론을 내세우면서 우리가 먼저 후보를 뽑고 '올려면 와라'는 식이어서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주 후보의 연이은 공세에 이 후보는 이른바 '김종인-주호영 불화설'을 반격카드로 꺼냈지만 주 후보에게 오히려 해명의 장을 열어준 셈이 됐다.

이 후보는 "당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오신 주 대표와 김종인 대표와의 설전이 안타깝게 보였다"고 하자, 주 후보는 "(제가)'안철수와 작당했다'고 하는데, 서울시장 선거는 100% 여론조사로 했다, 여론조사에 도울 방법이 없고, 그 다음에 룰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일 서울 중구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시작에 앞서 방송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주호영, 조경태, 홍문표, 나경원 후보. 2021.06.01. photo@newsis.com
이어 "제가 단일화가 깨질까봐 (김종인 전 위원장에) 안철수 후보를 너무 구박하지 마시라는 말씀을 몇번 드렸고, (여론조샤 방식을)100% 무선으로 합의됐을 때 유선을 넣어야 된다고 주장하셨는데, 타결이 안 되니까 오세훈 후보가 저한테 와서 말씀을 좀 드려달라고 했다. 아마 그런 과정을 보고 제가 편들려 했던 게 아닌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주 후보는 황교안 체제에서 원내대표 시절 이미지 정치에 몰두했다는 당 안팎의 지적을 인용하며 나 후보와도 대립각을 세웠다. 

주 후보는 "이번 당대표는 숨어서 대선후보를 띄워야 되는데 나 후보는 너무 본인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정치를 해왔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또 ":황교안 대표가 원외였기 때문에 장외(투쟁)를 택한게 아니냐, 나 대표도 그럴 수 있지 않나' 하는 지적이 있다"며 나 후보의 강성 보수 이미지를 우회적으로 부각했다.

이에 나 후보는 "정치인이 위치에 따라 역할을 어떤 걸 해야 되느냐는 정치인이 판단하는 일"이라며 "이번 당대표는 굉장히 궂은 일이다. 그에 맞춰서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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