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 비밀요원 동원해 반체제 인사 조카 납치

기사등록 2021/06/01 10:55:09

'쿠데타 주도' 귈렌의 조카 케냐서 납치

[앙카라=AP/뉴시스]지난달 31일(현지시간) 터키 정보기관이 공개한 셀라하딘 귈렌의 체포 모습. 2021.06.01.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정보기관을 동원해 해외 체류 중인 반체제 인사의 조카를 체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현지시간) 프랑스24 등에 따르면 터키 정보기관은 최근 재미 반체제 인사 펫훌라흐 귈렌의 조카 셀라하딘 귈렌을 체포해 본국으로 송환했다.

정확한 납치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귈렌 측은 셀라하딘이 케냐에서 납치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석방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셀라하딘은 배우자와 함께 케냐 나이로비에 거주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셀라하딘은 '펫훌라흐 테러 조직'(FETO) 가담 혐의를 받고 있다.

귈렌은 터키 내 유력 이슬람 학자이자 사회운동가로, 지난 1999년 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건너간 뒤 사실상 망명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6년 7월 쿠데타 미수 사건 주모자로 귈렌을 지목했으며, 그가 이끄는 사회운동단체 '히지메트'를 FETO로 규정했다.

당시 쿠데타 시도는 6시간 만에 좌절됐으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귈렌과 연결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 수십명을 해외에서 납치해 본국으로 송환해 왔다.

지난 2018년 3월에도 코소보에서 교사와 의사 등으로 일하던 터키 국적자 6명이 정보기관 요원에 납치됐었다.

이외에도 2016년 쿠데타 이후 교사, 판사 등 공무원 14만여명이 귈렌과 연대한 혐의로 해고되는 등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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