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發 '최재형 러브콜'에 윤건영 "제 정신인가" 비판

기사등록 2021/05/31 17:09:44

"현직 감사원장 정치로 끌어내는 데 왜 격노 않나"

"국힘·언론, 감사원장으로 정권 흔드는 못된 짓 해"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보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을 향해 "왜 가만있느냐"고 비판했다.

문재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직 감사원장을 선수로 호출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보수 야권에서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감사'를 주도한 최재형 원장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체제로 주목하고 있지만, 최 원장 본인이 이를 강하게 부인하지 않는 등 미묘한 반응을 보인 데 대한 친문의 불편한 기류가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의원은 "현직 감사원장이 자꾸 여의도 정치에 소환되고 있다"며 "잠재적 대선 주자니 차기 정부 국무총리니 하면서 들쑤시는 국민의힘도, 일부 언론도 지나치다. 정치판의 상도의를 넘어서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애초 불을 지핀 것은 특정 보수 매체였다"면서 언론 보도를 열거한 뒤 "대통령의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과 현직 감사원장, 그리고 차기 대선 출마가 대체 무슨 연관인지 지금 다시 읽어봐도 잘 이해는 안 가지만, 이들 언론이 감사원장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흔들고 싶은 마음은 잘 읽힌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김무성 전 의원, 조경태 의원, 주호영 의원, 김기현 의원이 모두 '최 원장이 마음에 든다'며 공개 연애편지를 꾸준히 보냈다"며 "옆에서 보는 이조차 민망할 정도의 끈질긴 구애"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를 흔들고 싶어도 현직 감사원장을 통해 정권을 흔들려 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한마디로 못된 짓"이라며 "아무리 대선이 중요하다 해도, 대한민국 전체를 바라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07.  photo@newsis.com

또 화살을 최 원장으로 돌려 "감사원장 본인이 이 상황을 가만히 두고 볼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감사원장께서 언론에 '제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상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참고 있다고 말한 것은, 최근 검찰 수사 관련 언론으로 전해진 입장에 비추어 보면 소극적이어도 너무 소극적"이라고 짚었다.

윤 의원은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에 격노했다는 최 원장 반응을 전하며 "그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현직 감사원장을 정치 한복판으로 끌어내고 있는 행태에는 왜 격노하지 않느냐"며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의 기준은 국민의힘과 검찰에게 서로 다르게 적용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독립성과 추상같은 권위를 위해서라도,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옛말의 뜻을 되새겨 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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