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G 서울정상회의, 증강현실 기술로 한국 자연 선보여
인왕제색도 재해석한 영상…멸종위기 사향노루 뛰놀아
P4G 서울 정상회의는 한국이 주최하는 첫 기후환경 분야 다자회의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 등 정상급·고위급 인사와 국제기구 수장 등 68명이 비대면으로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P4G 서울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어린이의 손을 잡고 무대에 올랐다. 문 대통령이 선 무대는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이었지만, 어린이와 함께 입장하면서 천장과 바닥, 벽면이 실시간 증강현실(Live AR)로 구현된 '한국의 자연'으로 바뀌었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실감 콘텐츠 통합제어솔루션'(VIT, ViveStudios Immersive Technology)을 활용해 실시간 증강현실로 한국의 자연을 연출한 무대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사라져가는 소나무 숲과 사향노루, 따오기, 왕은점표범나비 등 멸종위기 생물들이 되살아난 것처럼 움직였다.
실감 콘텐츠 통합제어솔루션은 현실공간을 인식하는 카메라와 콘텐츠, 배경 영상을 함께 제어함으로써 실시간 증강현실을 보여 줄 수 있는 미디어 서버 소프트웨어다. 이를 통해 텅 빈 공간에 증강현실로 구현한 동식물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도록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무대를 선택한 것은 한국 자연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고 동시에 첨단 미디어, 증강현실 등 기술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 인위적인 무대를 세우고 철거하면 탄소와 폐자재가 생산된다는 점을 감안해 최첨단 친환경 무대를 선보임으로써 탄소중립 의지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오는 31일 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각국 정상들이 실시간 화상으로 참여하는 정상 토론세션에서도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과 하루 24시간의 모습은 첨단기술로 구현될 예정이다. 특히 환경부에서 발표한 기후변화로 사라질지 모르는 사빈(沙濱)해안, 순천만, 갯벌, 구상나무숲,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경, 습지 등이 배경으로 활용된다.
여기에 한화큐셀의 태양광 모듈,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두산중공업의 해상용 풍력발전기 등 한국 기업의 선도적인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들을 배치해 각국의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녹색기술도 소개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P4G 서울정상회의 개최에 맞춰 청와대 전용 수소차 넥쏘를 직접 운전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수소차는 개회식에는 탄소발자국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 흑백화면과 같은 회색 차량을 사용하고, 31일에는 맑아진 지구의 의미를 담아 남색 차량으로 바뀔 예정이다.
개막식 무대에서는 아카데미 4관왕 쾌거를 이룬 영화 '기생충'의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 작곡가 정재일이 참여한 테마곡(wake up call)이 태초의 자연과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민승 감독의 영상과 함께 울려 퍼졌다.
테마곡은 종묘제례악으로 대표되는 정악(正樂)으로 시작해 전통과 현대의 음악적 융합으로 한국적인 선율과 하모니를 만들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동물학자 제인 구달도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지구의 위기와 우리의 행동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밖에 지속가능한 미래의 주인공인 '청년세대'를 위해 MZ세대에서 신선한 돌풍을 일으킨 대한제분 곰표의 '표곰이' 캐릭터를 활용하거나,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등 유명 인플루언서 등과 협업한 온라인 소통 등도 주목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 newkid@newsis.com, ksj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