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 3800원 적은 예산으로 질 높은 급식 학생들에 인기
학생들 ‘맛·영양·식사교육’ 3박자…“급식 때문에 등교해요”
영양사 "메뉴 위해 일 년에 2~3번 여자대학 인근 식당 간다"
[세종=뉴시스]송승화 기자 = 군부대, 학교 등 부실 급식으로 논란이 되는 가운데 세종시 한 중학교에서 적은 예산으로 질 높은 급식을 학생들에게 제공,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가 된 학교는 세종시에 있는 어진중학교로 평소 급식이 잘 나오는 학교로 지역에서는 이미 유명하다.
음식들은 평소 학교 급식에서 먹어 볼 수 없는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다양한 국가별 대표 음식을 식단으로 선보이며 먹는 재미는 물론 음식을 통해 해당 국가의 식생활을 간접 접하는 교육도 병행한다.
지금까지 선보인 급식 메뉴는 사골을 우려 국물을 낸 후 생면을 넣어 만든 '돈코츠 라면', 신선도 좋은 연어 살을 발라 특제 소스를 뿌려 만든 '연어 스테이크', 일반 식당에서 사 먹는 것보다 맛있다는 '아귀찜' 그리고 평소에도 자주 먹는 '카레'가 아닌 '난'과 함께 찍어 먹는 인도식 '커리' 등 다양하다. 이 모든 음식 단가는 한 끼에 3800원에 불과하다.
특히 4계절, 24절기에 맞는 음식 이벤트는 물론 한 달에 한번 '생일 축하상', 환경을 생각하는 '채식의 날', 세종시 농산물을 이용한 '지역농산물 사용의 날' 등 매주, 매월 다른 주제를 담은 음식이 제공된다.
또한 저 염분을 기본으로 음식을 만들지만, 싱겁거나 맛이 떨어지지 않게 각종 소스와 첨가물들은 천연 재료를 이용 몸에도 좋은 음식을 만들어 낸다.
황은희 어진중 영영교사는 29일 "일 년에 2~3번 입맛이 까다롭다는 여자대학교가 있는 서울로 올라가서 유명하고 특색 있는 음식을 먹어본다"라며 "가서 먹고, (사진을)찍고, 주인에게 물어보고 사용 가능한 예산 등을 종합해 메뉴를 정한다"고 말했다.
질과 양 등 모든 면에서 만족도 높은 급식으로 해당 학교 학생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2학년 학생인 A양은 "급식이 너무 맛있어, 밥 먹으러 학교 오는 친구들도 있고 나도 그렇다"라고 웃으며 "풍성하고 신기한 음식이 다양하게 나와 생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며 사서 먹는 음식과는 다른 정성과 세심함이 음식 속에 들어 있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B군은 "아귀찜이 급식으로 나온 것도 신기한데, 단연코 사 먹는 것보다 더 맛있다"라며 "두툼한 아귀살을 빨간 소스에 찍어 콩나물과 함께 먹는 그 맛은 지금 생각만 해도 군침 돈다. 매일 저희의 한 끼를 위해 고민하고 공부하시는 영양사 선생님과 맛깔난 음식을 만들어 주시는 급식실 선생님들께 감사하다"고 칭찬했다.
C양은 "부실급식만 있는 건 아니다. 주위에서 우리 학교 급식 소문이 자자하며 오늘은 어떤 메뉴가 나올지 등교 할 때마다 설렌다"라며 "오늘 채식의 날인데 고기 없는 버섯 토핑의 두툼한 피자와 토마토로만 만든 스파게티는 돈 주고 사 먹을 수 없는 맛이다"라고 전했다.
사진숙 어진중학교 교장은 “어진중 뿐만 아니라 질 좋은 급식을 위해 세종시교육청과 다른 학교 교사들도 많은 연수와 공부를 하고 있다”라며 “음식 맛뿐만 아니라 위생도 철저히 관리하며 편식교정 등 바람직한 식습관 형성과 건강을 위한 급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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