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미훈련 중단 건의에 "美도 북미대화 고려해 판단할 것"

기사등록 2021/05/26 15:39:59

여영국 "한미연합훈련 취소·연기하고 남북공동군사위 개최 제안해야"

文대통령 "코로나19 상황으로 한미연합훈륜 대규모 진행은 어려워"

"여야정협의체 복원해 3개월 단위 정례화…각 당 대표들이 답 달라"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정의당 여영국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 참석해 여영국 정의당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1.05.26.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권지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한미연합훈련의 취소나 연기가 필요하다는 정의당의 건의에 "한미연합훈련은 코로나19 상황으로 대규모 진행은 어렵지 않겠냐"며 "미국도 북미대화를 고려해 판단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서 정의당 여영국 대표의 건의와 관련해 이같이 언급했다고 이동영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여 대표는 이날 정당 대표 초청 대화 모두발언에서 문 대통령에게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한 것처럼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취소나 연기 의지를 실어서 남북공동군사위원회 개최를 북한에 제안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터달라"며 "좌고우면하고 있는 북한이 대화의 자리에 앉을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그는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해 식량 지원, 보건·방역 지원 등 북한 주민들에게 필요한 인도적 지원을 정부 각 부처에서 수립하고 행동에 나서면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와 함께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안내하는 따뜻한 초대장이 될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도 촉구했다.

여 대표는 또 지난 달 평택항 부두에서 컨테이너 철판에 깔려 숨진 고(故) 이선호씨 사건을 언급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 중대재해근절 태스크포스(TF) 설치를 건의드린다. 중대재해법 시행이 미뤄져 있고 산업안전보건청 설치도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정부의 즉각적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범정부 TF설치가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 원청 대표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문제와 불법 하도급 문제 등 전반적 사안을 대통령이 직접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법을 떠나서 중대재해 관련해 높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방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이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여야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정의당 여영국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참석했다. 2021.05.26. since1999@newsis.com
여 대표는 코로나19 손실보상법 소급적용과 관련해 "어제 입법 청문회에서 관련 부처가 보인 태도에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 방역 피해 당사자 입장에서 대통령이 큰 용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손실보상 소급적용에 대해 문 대통령은 "손실보상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국회가 논의하는 문제를 고려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았지만 여야정 협의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이 수석대변인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오늘 정당 대표들이 와서 제안하고 요청 사항이 있는 것을 보면 대화를 좀 더 많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전에는 잘 됐는데 최근에 거의 진행되지 못했다"며 "오늘간담회를 계기로 여야정협의체를 복원해서 3개월 단위로 정례화하는 게 좋지 않겠냐. 필요하면 원내대표도 참여할 수 있지 않냐. 각 정당 대표들이 협의해서 답을 달라"고 했다.

여 대표는 이날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방송 노동자들의 부당한 노동현실을 알리고 세상을 떠난 고 이한빛 PD의 모친이 쓴 에세이집과 김용균재단의 배지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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