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하는 한미정상회담 에피소드
바이든, 명예훈장 수여식 文 발언에 "진솔함 감사해"
루스벨트 초상화 보여주며 "한국판 뉴딜 추진 감사"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4일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 고위실무자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진솔한(straightforward) 모습이 인상적이었다(really, really impressive)"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한국전 참전용사 명예훈장 서훈식에 참석해서 했던 발언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외국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명예훈장 수여식에 참석해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함께 지켜준 미국 참전용사들의 그 힘으로 한국은 폐허에서 다시 일어나 오늘의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실무자는 "한국전 참전용사 명예훈장 서훈식 때 발언이 매우 좋았고,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진솔함(so credibel)과 진실성(so genuine)에 감사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명예훈장 수여식에서 문 대통령은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만나, 지난 2015년 10월 방한 당시 여사가 진관사를 방문한 사진을 전했는데 "매우 기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미국의 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서도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고 있는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바쁜 일정을 쪼개 워싱턴D.C.에 있는 루스벨트 기념관을 방문하고, 루스벨트 후손과도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오벌 오피스(백악관 집무실)의 루스벨트 그림을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이 루스벨트 기념관을 찾아주고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한 점에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고위관계자는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원래 같은 가치관과 생각을 갖고 있는 점을 알고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격의 없이 대해준 점도 감사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첫 대면에서 격의 없는 농담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미국)국무·국방 장관이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것도 바이든 대통령의 뜻이었던 걸로 들었다고 말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웃으면서 '장관들이 한국이 좋아서 돌아오지 않으려고 할까봐 걱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두 정상의 단독회담에 대해선 "논의된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 같다"면서도 "두 분 정상이 서로 알아가면서, 서로의 철학이나 서로 추구하는 비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그러면서 "한미 양국 관계나 지역, 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서 폭넓게 의견 교환하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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