뛸 때마다 '최초·최다'…한국 축구 역사 쓴 손흥민

기사등록 2021/05/24 02:31:54

손흥민 리그 17골 10도움으로 마감…차범근 리그 한 시즌 최다골과 타이

각종 대회 22골 17도움으로 공격포인트 39개…커리어하이

토트넘, 최종순위 7위로 유로파리그 하위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출전

[레스터=AP/뉴시스]손흥민이 24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20~2021 EPL 최종 38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해 후반 45분까지 90분을 소화하며 토트넘의 4-2 역전승에 기여했다.
[서울=뉴시스] 안경남 기자 = '손세이셔널' 손흥민(29·토트넘)이 유럽 축구 중심에서 자신의 커리어하이와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쓰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영국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4-2 역전승을 거뒀다.

7위에 오른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획득하는데 실패했다. 대신 2021~2022시즌 신설되는 유로파리그의 하위 유로파 컨퍼런스리그에 나선다.

목표였던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과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시기를 보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17골 10도움, 두 시즌 연속 10골-10도움을 달성했다. 한 시즌 리그 17골은 차범근 전 감독이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넣은 한국인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골과 타이다.

17골과 10도움은 이번 시즌 득점과 도움부문에서 모두 공동 4위에 해당한다.

그는 이번 시즌 공식전에서 22골 17도움으로 무려 39개의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2019~2020시즌 30개를 가뿐히 돌파한 개인 최다 기록이다.

EPL(17골 10도움), UEFA 유로파리그(예선 포함 4골 3도움), 리그컵(1골), 잉글랜드축구협회( FA)컵(4도움) 등에서 고르게 활약했다.

시즌 출발부터 심상치 않았다. EPL 2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 한 경기 4골로 EPL 무대 진출 후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포함 유럽리그 통산 100호골을 돌파하며 차범근 전 감독(98골)을 넘어 아시아 선수 유럽 빅리그 최다골 주인공이 됐다.

손흥민의 질주는 계속됐다. EPL에선 지난 시즌에 이에 또 한 번 10골-10도움을 또 달성했는데, 두 시즌 연속 리그 10-10클럽 가입은 토트넘 구단 역사상 손흥민이 처음이다.

올해 1월 새해 첫 경기였던 리즈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선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100번째 골맛을 봤다. 1882년 창단한 구단 사상 100골을 돌파한 18번째 선수다. 영국과 아일랜드 국적이 아닌 선수로는 최초다.

또 같은 달 6일 브렌트포드와의 리그컵 준결승에선 유럽 무대 통산 150골 고지를 밟았다. 이 역시 아시아 선수 역사상 유럽 무대 최다골이다.

필리핀 국적의 FC바르셀로나(스페인) 전설 파울리노 알칸타라가 395골을 넣은 기록이 있지만, 지금의 스페인 1부리그인 프리메라리가 출범 이전이고 친선경기가 포함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

또 1월17일 셰필드 유나이티드 원정에선 도움을 추가하며 EPL 무대 100번째 공격 포인트(65골 35도움)도 넘어섰다.

이날 최종전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차붐을 넘진 못했지만,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축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또 단짝 해리 케인과는 리그에서 14골을 함께 만들며 EPL 한 시즌 최다 합작골 신기록을 세웠다.

EPL 통산 합작골은 34골로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보유한 EPL 역대 통산 합작골(36골)에 아쉽게 2골이 부족했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활약을 인정했다. 리버풀 레전드이자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인 제이미 캐러거는 이달 10일 스카이스포츠 'MNF(Monday Night Football)'에서 손흥민을 2020~2021시즌 베스트11로 뽑았다.

또 스포츠 전문 '디 애슬레틱'이 선정한 2020~2021시즌 EPL 베스트11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축구 명장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지난 22일 제자인 게리 네빌과의 인터뷰에서 지도해보고 싶은 선수로 손흥민을 언급했다.

맨유에서만 13차례 EPL 우승을 경험한 퍼거슨 전 감독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를 발굴하는 등 선수 보는 눈이 탁월했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 한때 선두까지 올라가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지만, 결국 후반기 순위가 하락하며 빅4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 과정에서 조세 무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구단 출신인 라이언 메이슨이 감독 대행을 맡아 잔여 시즌을 이끌었지만 반등하지 못했다.

결국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는커녕 유로파리그 출전권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구단 재정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런 가운데 간판 선수인 케인이 이적을 암시하는 발언을 해 손흥민의 재계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계약 만료는 2023년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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