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는 6연승 행진을 벌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최하위를 머물던 팀은 어느덧 상위권 순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팀의 선전 속에 홍원기 키움 감독은 조금은 난처한 일도 생겼다. 연승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루틴을 지키려다 보니 계속 같은 옷을 입고 출퇴근하고 있다.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경기를 앞두고 만난 홍 감독은 "사복을 안 갈아입고 있다. 며칠째 똑같은 옷을 입고 있다. 남들 눈을 피해서 출퇴근한다"며 웃음지었다.
팀이 잘 나갈 때 승리를 계속 잇고 싶은 건 사령탑들 모두 같은 마음이다. 이를 위해 연승 중 루틴을 유지하는 감독들도 많다. 미신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승리가 간절하단 뜻이다.
홍 감독은 "자꾸 그런 걸 생각하면 고정관념이 될 수 있어서 깨려고 한다"면서 머쓱한 듯 웃었다. "연승 때보다 연패할 때 별짓을 다 했던 것 같다. 7연패하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키움은 지난달 14일 LG 트윈스전부터 21일 한화 이글스전까지 7연패에 빠지며 힘겨운 출발을 했다. 팀 순위도 순위표 가장 밑부분으로 내려갔다.
처음으로 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당시 자신의 패착을 인정하고 고정관념을 탈피해 유연하게 팀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팀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홍 감독은 "연패 당시엔 힘들었다. 아직도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그런 위기가 또 없으리란 법도 없다"면서도 "위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경험했다. 다시 그런 위기가 온다면 벗어날 기간이 짧아질 수 있을 것 같다. 초반 어려움이 이번 시즌을 치르는데 큰 약이 됐다. 팀의 방향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키움은 공동 4위(22승19패)에 올라있다. 3위 KT 위즈(21승18패)와는 승차가 나지 않고, 1위 SSG 랜더스(22승17패)와도 1게임 차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언제든 더 높은 곳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순위는 잘 안 보고 있다. 순위가 계속 바뀌고 있는데 6월부터는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있을 것 같다"고 전망한 홍 감독은 "선수들이 부상 없이 경기를 치르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나와 코칭 스태프가 선수들 관리를 잘해야 한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라인업을 운용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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