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덕 모텔에서 홧김에 불질러
11명 병원 이송…3명 사망, 5명 상해
1심 "생명 고귀…죄질 극도로 나빠"
2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은 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조모(70)씨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조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조씨는 여러 사람이 있던 모텔에 불을 질렀음에도 조치 없이 혼자 도피해 죄질이 극도로 나쁘다"며 "고귀한 사람의 생명을 침해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은 죽거나 다치는 과정에서 끔찍한 고통과 공포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씨는 용서를 받거나 피해회복을 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조씨는 '불을 지른 적 없다'는 취지로 돌연 말을 바꿨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 조사에서 조씨가 이미 자백했고 화재감식 보고서 등 다른 정황 증거를 종합해볼 때 조씨가 불을 지른 게 맞다고 본 것이다.
조씨는 지난해 11월25일 새벽 2시38분께 자신이 거주하던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3층짜리 모텔방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 화재로 인해 11명이 병원에 이송됐으며 이중 3명이 심폐소생술(CPR)을 받았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5명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상해를 입었다.
조씨는 이미 취한 상태로 모텔 주인에게 술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주지 않자 "너 죽고 나 죽자"라고 한 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불을 지르고 스스로 빠져나왔다가 편의점에서 "배가 아프다"며 구급차를 요청, 병원에 이송되던 중 자백해 경찰에 체포됐다.
조씨는 이전에도 방화미수죄 등 3차례의 관련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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