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모국어를 위한 불편한 미시사'의 부제이기도 한 '앙꼬あんこ빵, 곰보빵, 빠다butter빵'은 우리말과 글이 처했던 모국어 유년기를 상징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 시절 일본어 잔재는 여전한 채, 영어라는 새로운 언어가 밀려오고, 아직은 우리말은 정립되지 못한 혼돈 속에서 어떻게 우리글과 말이 성장해왔는지를 자신의 삶을 거울삼아 보여준다.
이 책에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부정확하게 쓰는 어휘들에 대한 이야기들과 한글 전용에 대한 그간 노력을 반영하지 못한 채 잡학 사전에 머문 국어사전에 대한 뼈아픈 비판도 많다.
그러나 이 책은 지금까지 한국어를 다룬 책들과 달리 글틀, 즉 구문(構文) 차원에서 우리말답게 쓰는 실천적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제아무리 우리말다운 어휘를 쓰더라도, 그 어휘들을 담는 틀 자체가 우리말답지 못하다면, 우리글 서술 체계를 진정한 의미에서 바로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인용문을 제외하고는 '~의'와 '~것이다'를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 둘을 안 쓰고 글을 써보면 금방 절절히 느끼게 된다. 332쪽, 천년의상상,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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