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사망자수 과장" VS 민간 "군부 주장 근거 無"

기사등록 2021/04/22 12:01:10
[만달레이=AP/뉴시스]지난 3월4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전날 미얀마 군경의 총탄에 숨진 19세 여성 키알 신의 장례식이 열려 장례 행렬을 따르는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고인의 사진을 들고 있다. 키알 신은 같은달 3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 도중 군경의 총탄에 머리를 맞고 숨졌다. 2021.04.2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쿠데타 이후 민간인 사망자 규모를 두고 미얀마 군부와 민간단체가 충돌했다. 군부는 정치범 지원협회(AAPP)의 민간인 사망자 통계가 부풀려졌다고 비난하자 AAPP가 군부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되받아치면서다. AAPP는 매일 자체 집계한 민간인 사망자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22일 미얀마 나우 등에 따르면 군부는 지난 20~21일 국영 방송과 신문을 활용해 지난 2월1일 쿠데타 이후 700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AAPP 통계는 부풀려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부는 군경 집계를 인용해 지난 2월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모두 25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군부는 사망자 258명 중 247명이 도로 장애물을 제거하던 군경을 공격하던 중 반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11명에 대해서는 시위대의 오인 사격, 오토바이 사고 등 다른 이유로 숨졌다고 했다. 특히 국영 신문은 지난 20일 첫 민간인 사망자인 먀 트웨 트웨 킨(20)이나 미얀마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태권소녀 키알 신(19)이 시위대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두 여성은 각각 지난 2월10일과 지난달 4일 반군부 시위 도중 군경의 총탄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부는 장례 절차가 끝나 매장된 이들의 시신을 검시를 이유로 강제로 파헤쳐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군부는 AAPP가 지난 9일 자세한 정보 없이 바고에서 7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고도 비난했다. 군부는 당시 바고에서 폭도 4명이 숨지고 36명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폭도는 군부가 반군부 시위대를 칭하는 표현이다.

군부는 지난 9일 반군부 거점인 바고에 군경 250명 이상을 투입해 반군부 시위대가 결성한 자경단과 야경대를 기습 공격했다. 자동소총과 수류탄 등 전쟁무기가 동원된 군부의 공격으로 76명이라는 쿠데타 발생 이후 하루 기준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AAPP는 21일 성명에서 사망자 집계시 신원 확인을 했다고 반박했다. 사망자 신원 확인 방법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매일 사망자 명단을 갱신할 때 사망자의 연령과 피살 지역, 부모의 이름 등을 공개하고 있다고 했다.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AAPP가 발표한 사망자 중 일부인 50명만 신원 미상이다.

AAPP는 사망자들이 군부의 습격, 진압, 체포, 무작위 사격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고 이들은 폭도가 아니라 반군부 시위대,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원, 구경꾼, 보행자, 민간인 등이라고 강조했다.

AAPP는 "우리가 지난 20일 발표한 사망자 738명은 부풀려지지 않았다. 이들은 확인된 사망자다"며 "이들은 군인과 경찰, 사복 군인에 의해 머리에 총을 맞고 고문을 당하고, 산채로 불태워지고, 맞아 죽고, 오토바이에 묶여 끌려가 숨졌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망자) 명단은 온라인에 매일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무료로 게재된다"라며 "우리에 부여한 혐의는 군부가 저지르고 있는 만행의 증거를 없애려는 시도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불법 군사정부가 반인륜적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도 했다.

AAPP는 "군부는 외부에 민간인 사망자 현황을 호도한 전력이 있다"며 "군부의 1988년 민주화운동 진압으로 숨진 사람들의 규모도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AAPP 연구 책임자인 산 민은 이라와디에 "우리는 전체 사망자 명단을 작성했다. 결코 부풀려지지 않았다"며 "사실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사례가 더 많기 때문에 발표된 명단 보다 (사망자 규모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는 군부의 증거 인멸에도 바고 학살 피해자 개인정보를 확보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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