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사건 이첩기준' 두고 의견 분분
김진욱 "강제수사 후에도 이첩가능"
형소법엔 '영장신청 땐 이첩 안해도'
"이첩요청권, 형소법상 기준 따라야"
규칙 제정땐 '상위법과 충돌' 불가피
형사소송법에는 경찰이 강제수사를 위해 영장을 신청했다면 사건을 검찰로 넘기지 않고 계속 수사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김 처장의 주장대로 공수처 규칙이 만들어진다면 상위법인 형사소송법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처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서 "압수수색은 수사 초반에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것과 '상당한 정도로 수사가 진행됐을 것'은 연결이 안 돼 납득이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중복사건의 이첩에 관한 기준을 규정한 공수처법 24조 1항에 관해 검·경에 의견을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에서 맡고 있는 중복사건을 이첩받을 때 사건 관계인의 인권침해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구체적으로는 이미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면 수사가 상당부분 진행된 단계이므로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하면 방어권 행사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자 김 처장이 출근길 취재진에게 압수수색은 수사 시작 단계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를 '수사가 상당히 진행된 때'로 보는 검찰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제수사가 시작됐더라도 공수처가 이첩을 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형사소송법 197조의4는 같은 사건을 검찰과 사법경찰관이 수사하고 있다면 검찰이 사건 송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송치 요구를 받은 사법경찰관은 즉시 사건을 검찰에 넘겨야 해 공수처법 24조 2항과 성격이 유사한 조항이다.
다만 사법경찰관이 검찰의 송치 요구에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 조항도 있다. 사법경찰관이 강제수사를 위해 검찰보다 먼저 영장을 신청했다면 송치 요구에 응하지 않고 계속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법 조항은 수사권조정 차원에서 지난해 2월 신설됐다.
'강제수사가 진행 중이어도 이첩이 가능하다'는 김 처장의 주장은 이러한 형사소송법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측면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법상 '이첩'과 형사소송법상 '송치'는 모두 수사기관이 바뀌는 처분으로 본다. 이런 점에서 뒤늦게 제정된 공수처법을 해석·적용할 때는 기존 형사소송법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형사소송법에도 동일한 취지로 검·경 사이의 수사 중복을 해결하기 위해 송치요구권을 검찰에 보장한 규정이 있다"며 "이첩 요청권과 송치 요구권은 수사 주체가 변경되는 처분이라는 점에서 그 성격이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형사소송법은 송치 기준에 관해 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 착수 선후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준은 공수처의 이첩 요청권 행사에도 준용돼야 형사절차의 통일성과 예측 가능성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이번 검·경의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중복사건에 관한 사건사무규칙을 제정할 경우 또다시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지난달 공수처는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사건의 경우 검·경이 수사 후 모두 송치하라는 규칙 제정을 추진했다. 이 역시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개정 형사소송법과 충돌한다는 비판에 휩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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