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수장, 민주주의·총선 거듭 약속…일정은 언급 안해

기사등록 2021/03/27 17:02:58
[네피도=AP/뉴시스]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지난 2월8일 네피도에서 TV를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흘라잉 사령관은 쿠데타 이후 첫 대국민 연설을 통해 쿠데타 배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총선 이후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2021.02.09.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쿠데타 주역인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은 27일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그는 재선거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다.

27일 B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이날 국군의 날 열병식 직후 생방송된 연설에서 "군대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전 국민과 손을 잡으려고 한다"며 "정부도 국민을 보호하고 나라 전체의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구를 하기 위해 안정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폭력행위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도 했다.

BBC와 로이터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선거를 치르겠다는 약속을 되풀이했지만 선거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8일 첫 대국민 연설에서도 재선거와 정권 이양을 약속한 바 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불법적인 행위 때문에 군부가 권력을 확보해야 했다"면서 "일부 NLD 지도자들은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법적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군부는 지난해 11월 NLD가 압승한 연방의회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바 있다. 반(反)군부 상징격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양곤 전 주지사와 유명 건설업체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발표했지만 진위를 의심 받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27일 수도 네피도에서 국군의 날을 맞아 열병식을 거행했다. 국군의 날은 지난 1945년 3월27일 일본 점령군에 맞서 무장 항쟁을 시작한 것을 기념하는 공휴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기된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열병식 등 대규모 기념행사를 열어왔다.

BBC는 매년 열병식에 외국 관리들이 참석했지만 올해는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이 외국 관리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고 했다. 포민 차관은 전날 군부 지도자들과 만나 방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은 27일 연설에서 "러시아는 진정한 친구"라고 사의를 표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이 지난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여한 것에 대한 답례 차원의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민주주의 진영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 등 쿠데타에 관여한 개인과 단체를 제재한 바 있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과 영국 등이 주도한 유엔 차원의 제재 시도를 저지하는 등 친군부 성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미얀마 정치범 지원협회(AAP)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27일 현재 최소 328명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AAP는 사망자 중 적어도 4분의 1 이상이 머리에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도 했다.

미얀마 국영방송은 전날 오후 "앞선 비극적인 죽음으로부터 머리와 등에 총격을 받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

다만 로이터는 이 경고 방송이 보안군이 사살 명령을 받았다고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미얀마 군부는 앞서 보안군에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실탄 사격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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