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독 회견' 앞둔 바이든, 北 미사일 등 난제 산적

기사등록 2021/03/25 15:40:07

인종차별·총기·이민에 북한 미사일까지 첩첩산중

WP "계획과 실행 사이를 현실이 방해"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1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콜로라도주 총격 사건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2021.03.25.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첫 백악관 단독 기자회견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비롯해 산적한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오후 1시15분(한국시간 26일 오전 2시15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처음으로 공식 단독 회견을 한다.

이 자리는 당초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1조9000억달러 규모 부양책을 비롯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목표 조기 달성 등 성과를 홍보하려 마련됐다. 그러나 임기 초 불거진 각종 국내외 문제로 회견이 쉽게 진행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먼저 미 국내 문제로는 인종 차별과 총기 이슈가 바이든 대통령을 괴롭히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 조지아 애틀랜타에선 백인 남성의 무차별 총격으로 아시아계 여성을 포함해 총 8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희생자 대다수가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에서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사회에 만연한 혐오 정서가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찰 당국의 '인종적 동기' 경시에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이후 지난 22일엔 콜로라도 볼더 식료품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용의자는 시리아 출신 이민자 남성으로, 미국에서 꾸준히 논란이 된 총기 규제 문제를 비롯해 이민 분야와도 연결점이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반(反)이민 정책을 정면 비판해왔는데, 이 사건으로 이민 반대 정서가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민과 관련해 한층 큰 문제는 남부 국경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친이민 정책에 대한 기대로 미 국경에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보호자 비동반 미성년자 추방 정책 철회로 어린 이민자들이 급증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보호자 비동반 미성년자의 구금 72시간 이내 보건복지부(HHS) 인도를 규정한 연방법 위반 논란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대통령의 건강 문제도 최근 구설에 올랐다. 앞서 미 언론에는 지난 19일 바이든 대통령이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려다 발을 헛디디는 모습이 고스란히 공개됐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기 입구로 오르는 계단에서 갑자기 발을 헛디디는 등 총 세 번이나 휘청였고 마지막엔 넘어졌다. 이는 자연히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까지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 21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두고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늘 있던 대로의 일(business as usual)" 등 발언을 내놨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발사체 두 발을 추가 발사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하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와 미국 정보 당국은 이번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미 행정부가 지난 주말 미사일 발사를 경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오히려 북한을 자극했을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국장은 이메일 논평에서 "북한의 최신 미사일 발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주말 미사일 시험 발사를 경시하고 웃어넘기는 것처럼 보인 데 대한 반응일 가능성이 크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마침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이후 진행해온 대북 정책 재검토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다음 주 한일 카운터파트를 워싱턴DC로 초청해 막판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발사하면서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택할 대북 접근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여러 경로로 북한에 접촉을 타진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회견에서도 향후 대북 정책 접근법을 비롯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재개를 두고 답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WP는 "(회견의) 계획과 실행 사이를 현실이 방해한다"라며 이번 회견을 "처음으로 기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다양한 범주의 화제를 밀어붙일 수 있는 시간"이라고 예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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