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시작에 생활방역 시큰둥…"집단감염 또 올라"

기사등록 2021/03/23 14:23:56

65세 이상도 접종 시작…생활방역은 느슨

사무실 등 방역지침 지키지 않는 곳 많아

전문가들 "일상 속 경각심 약해져선 안돼"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여의도 출근 중인 직장인들의 모습. 2021.03.15.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신재현 기자 =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3일 시작되는 등 백신으로 인한 면역 기대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선 기본적인 방역 지침조차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보니 백신 도입 역효과로 '생활백신' 습관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의 한 유통회사에 재직 중인 A씨는 지난 16일 같은 건물을 쓰는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들었다.

같은 사무실 층을 쓰는 사람 10여명은 해당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기 사흘 전 함께 점심을 먹어 밀접접촉자로 분리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이들과 한 공간에서 지냈던 A씨는 혹시나 모를 감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이들이 사무실에 있거나 귀가 조치될 줄 알았다고 한다. 밀접 접촉자들이 확진자와 식사를 하면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다른 직원들도 조심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관리자급 직원은 "사무실에 있는 대신 다른 유통 지점들을 돌아다녀라"며 밀접접촉자들과 같은 사무실을 쓰던 직원 20여명을 외근 보냈다.

A씨는 "다른 지점을 최대 4~5곳 돌아다닌 직원도 있었다"며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밀접접촉자들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우리도 조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부천=뉴시스]고범준 기자 = 65세 이상 요양병원 입원 환자와 종사자에 대한 예방접종이 시작된 23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가은병원에서 병원 종사자들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고 있다. 2021.03.23. bjko@newsis.com
이런 상황에 몇몇 직원들은 "코로나19 심각성에 안일해진 것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한다.

지난 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서 익명의 한 회원은 "작년 이후 드문드문 발생하던 본사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해외 입국가족 자가격리' 방역수칙을 어기고 출근, 의심증상이 있는 임원이 자가격리를 안 하고 출근해서 각종 회의에 참석해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해당 회사에선 서울 본사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시작됐어도 집단감염이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어제도, 오늘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느슨해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 교수는 "최근에도 확진자가 하루에 300~400명씩 발생한다"며 "백신접종은 시작됐지만 실제로 6월말까지 약 1200만명이 예방접종하기 전까지는 조심해야 한다"며 "고위험종 접종이 끝나면 어느 정도 사망자, 중증환자 안 생기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니 사람들도 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