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사각' 고교 스포츠클럽 합숙 현장점검…관리체계 만든다

기사등록 2021/03/14 06:00:00

대한체육회 통해 종목별 스포츠클럽·합숙 현황조사

서울 합숙소 운영 축구클럽 10개 미만…추가 확인

서울시교육청, 종목별 합숙소 운영 전수조사 추진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서울 강동구 소재 광문고 축구클럽 등 학생 15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등교 및 교직원 출근이 중지된 8일 서울 강동구 광문고등학교 운동장이 보이고 있다. 2021.03.08. radiohead@newsis.com
[세종=뉴시스] 이연희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사각지대로 지적된 학교 밖 사설 스포츠클럽 관련 합숙 현장 점검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 클럽에 속한 학생들의 집단감염 또는 교내전파 위험을 낮추기 위해 관리체계도 만들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4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대한체육회를 통해 종목별 사설 스포츠클럽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파악되는 대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대한체육회와 공동으로 합숙소 등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등학교 스포츠클럽의 경우 상당수가 광문고처럼 합숙소를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문체부와 협의해 현장점검 우선순위에 고교 클럽을 둘 지 조만간 방침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 낮 12시 기준 서울 강동구 광문고 학생선수들이 속한 '서울광문FC(U18)'에서는 학생선수 27명 중 20명이 확진됐다. 학생선수들과 접촉한 일반학생(2학년) 1명과 동생도 확진돼, 관련 학생 확진자는 모두 22명이 됐다.

이난 신학기 개학 후 첫 집단감염으로, 해당 축구클럽의 강동구 소재 공동 숙소에는 학생 27명과 지도자 4명이 합숙하며 함께 운동과 식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운동부는 교육당국 관리 대상으로, 학기 중 상시 합숙훈련이 금지되고 기숙사 입소 전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등 방역도 관리된다.

그러나 학교 밖 사설 스포츠클럽은 대한축구협회처럼 종목별 협회를 통해 학생선수로 등록하고 각종 대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대회 실적은 고등학교 또는 대학입시와도 연관돼 있어, 축구동아리보다는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방과후 활동에 가깝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설 스포츠클럽은 방역 사각에 놓여 있었다. 태권도 등 무도학원처럼 학원이나 교습소로 관리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교육당국 역시 광문고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에야 부랴부랴 현황 파악에 나섰다. 교육부는 지난 8일 처음으로 문체부와 첫 논의에 착수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 8일 시내 축구협회와 접촉해 광문고처럼 사설 축구클럽에서 합숙소를 운영하는 사례가 있는지 실태 조사에 착수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축구협회에 등록된 클럽은 64개로 알려졌다.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공동합숙소를 운영 중인 클럽은 10개 미만이나, 음성적인 합숙이 이뤄질 가능성까지 감안해 다양한 경로로 추가 조사 중이다.

시 교육청과 서울시는 다음주 중 사설 축구클럽 합숙소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합숙 가능성이 높은 다른 단체종목도 합숙소를 운영하고 있는지 조만간 전수조사도 추진할 방침이다. 각 클럽이 불이익을 걱정해 음지로 숨어들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관건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는 15일까지는 종목별 스포츠 클럽 등록 현황을 모두 제출받게 될 것"이라며 "문체부가 조사결과를 토대로 사설 스포츠클럽 관리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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