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대신 대체육"···햄버거도 채식 바람

기사등록 2021/02/25 11:36:03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채식 바람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안전한 먹거리 관심이 커지면서 고기 대신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특히 패스트푸드는 '건강에 안 좋다'는 선입견이 강한데, 대체육 버거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

세계 식품시장에서 대체육은 '미래 식사법이지만 아직 돈 되기엔 이르다'는 인식이 강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미국발 육류대란으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미국 리서치업체 CFRA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시장은 2018년 약 22조원에서 2030년 116조원대로 427% 성장할 전망이다. 매년 국내 비건 소비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채식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소비자는 2008년 15만명에 불과했지만, 2018년 150만명으로 10배 늘었다. 총 인구의 2~3% 수준이다.

최근 버거킹은 대체육 메뉴 '플랜트 와퍼'를 내놨다. 고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지만, 시그니처 메뉴 '와퍼' 특유의 불맛을 구현했다. 식물성 패티는 호주 식물성 대체육기업 브이투푸드와 오랜 연구 끝에 개발했다. 콩단백질이 주원료이며 콜레스테롤과 인공향료, 보존제를 넣지 않았다. 스모키한 바비큐 소슬 더한 '플랜트 바비큐 와퍼'도 있다. 단품 5900원, 세트 7900원으로 가격도 합리적이다.

버거킹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힘쓰고 있다. 샘플 테스트, 원재료 수급 등 5년간 준비 끝에 '리얼 와퍼'를 도입했다. L-글루탐산나트륨을 제외하고 번, 마요네즈, 케첩, 피클 등 와퍼 모든 재료에 향료, 색소, 보존제, 첨가제 성분을 개선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개개인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며 "플랜트 와퍼를 통해 누구든 버거킹 와퍼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식물성 패티가 번, 소스와 조화롭게 어우러져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2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식물성 패티·빵·소스로 만든 '미라클 버거'를 선보였다. 고기없이 고기 맛이 난다는 의미에서 '미라클'을 붙였다. 패티는 콩·밀 단백질을 조합해 고기 식감을 살렸다. 소스는 달걀 대신 대두를 사용해 고소한 맛을 높였다. 빵도 우유 성분이 아닌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 숯불갈비양념과 양파 풍미가 어우러진 한국적인 맛이 특징이다.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스위트 어스 어썸 버거'로 대체육 버거 라인업을 확대했다. 네슬레 식물성 단백질 브랜드 '스위트 어스'를 아시아 최초로 버거 패티 제품군으로 선보인 메뉴다. 노란 대두를 기반으로 비트, 블랙커런트 등 채소과일농축액으로 육즙과 색상을 고기처럼 재현했다. 소이어니언 소스로 바비큐 풍미를 살렸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윤리적 소비 관심이 늘어나는 경향을 반영했다"며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 식물성 대체 햄버거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맥도날드는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맥플랜트 버거'를 시험 판매 중이다. 대체육기업 비욘드미트와 손잡고 만든 식물성 버거다. 완두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맥도날드 크리스 켐프친스키 최고경영자는 "대체육 식품은 진행 중인 소비자 추세"라며 "맥플랜트를 치킨과 조식용 샌드위치 등으로 확대할지는 융통성 있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체육은 고성장 사업군이다. 실제 육류 대비 생산공정에서 더 자동화가 이뤄져 인력 부족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며 공급·유통망 지배력도 크다"며 "소비자들이 어떻게 육류 소비를 줄이려고 하는지에 따라 제품 맛, 질, 가격, 접근도가 대체육 시장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달라진다. 향후 10년간 식물성 육류 매출은 100억 달러(약 11조 980억원)을 넘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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