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추모문화제
전인권 참석, '임을 위한 행진곡' 불러
'남김없이' 명찰에…'투쟁' 구호도 외쳐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부터 1시간가량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마당에서 '백기완 선생 추모문화제'를 진행했다.
이날 추모문화제는 백 소장 음성이 담긴 영상이 재생되면서 시작됐다. 이 영상에는 백 소장 생전의 연설 모습이나 활동사진 등도 차례로 담겼다.
추모문화제 진행자와 참석한 시민 등은 모두 가슴에 '남김없이'라는 문구가 적힌 명찰을 달았다. 문화제는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투쟁'이라는 구호와 함께 시작됐다.
문화제 첫 발언자는 백 소장의 맏딸인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가 맡았다. 백 교수는 "3월7일이 저희 아버님 90세 생신인데, 그날 여러분들이 서울대병원 공원에 와 계시면 아버님 모시고 여러분에게 마지막 인사드리는 봄나들이 가자고 했었다"면서 "그런데 그 마지막 약속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문화제 중간 백 소장 음성이 담긴 추모영상도 재생됐다. 영상은 가수 들국화의 '희망가'를 배경음악으로, 백 소장의 노동운동이나 활동 사진 등이 담겼다. 여기에는 "싸움터에 나선 사람은 돌아갈 데를 찾으면 안 된다. 역사의 현장에 나서면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면 아니되는 것이다"라는 등의 백 소장 음성이 들어갔다.
백 소장의 70년 지기인 방배추(본명 방동규)씨도 현장에서 발언했다. 그는 두 사람이 함께 서대문형무소에 있을 때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했다. 방씨는 "백 선생이 기결수가 돼 다른 방으로 가게 될 때 오랜만에 만났는데 '어디 아프냐', '몸 괜챃냐' 그런 얘기는 안 하고 '야, 배추야 기죽지 마' 이러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백기완 선생하고 나하고는 친구로 살면서도 서로 힘들어서 넘어지게 되면 일으켜 세워주고, 비틀거리면 다시 제자리를 걷게 해주는 그런 사이였다"고 말했다.
판소리 명창 배일동 선생과 유진기 선생의 마임 공연 등도 문화제를 채웠다.
한편 장례위원회는 내일 오전 8시 발인 이후 오전 9시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노제 및 추모 행진을 한다고 밝혔다. 오전 11시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영결식이 예정돼 있다.
백 소장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차려졌으며, 장지는 경기 마석 모란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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