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훈련 중 월남 北남성에 뚫린 고성 육군 22사단

기사등록 2021/02/17 09:50:26 최종수정 2021/02/17 09:56:40

합참 "군 감사장비 몇차례 포착…조치 없어"

2012년 노크 귀순으로 도마 오른 전력 있어

설 연휴 뒤 혹한기 훈련하던 중 월남 발생

[서울=뉴시스] 16일 오전 동해 민간인 통제선 검문소에서 북에서 남쪽 방향으로 이동하던 미상인원을 포착 후 작전병력을 투입해 수색 중 신병 1명을 확보했다. 검거된 사람은 북한에서 넘어온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강원 고성군 군사분계선 일대와 해안을 관할하는 육군 8군단 제22보병사단이 월남한 북한 남성에 또 뚫렸다. 이번에는 월남자를 감시장비로 수차례 포착하고도 이를 파악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특히 22사단은 월남이 발생할 당시 혹한기 훈련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17일 합동참모본부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날 고성 민간인 통제선 북방에서 붙잡힌 북한 남성은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을 쳐 GOP(일반전초)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에 도착했다.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이 남성은 오전 7시20분께 민통선 북방에서 군에 붙잡혔다.

합참은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육군 22사단의 해안 경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합참은 "현재까지 해당부대 해안경계작전과 경계 시설물 관리에 대해 확인한 결과 해당 인원이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우리 군 감사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배수로 차단시설이 미흡했던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2사단은 지난해 11월에도 월남한 북한 남성 때문에 논란에 휘말렸다. 당시 북한 남성이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하한 뒤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 있는 GOP 철책까지 뛰어넘어 경계 실패 논란이 불거졌다.

아울러 22사단은 2012년 이른바 노크 귀순으로 질타를 받았던 곳이다. 당시 북한군 병사가 GOP 생활관 창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히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군은 철책 등에 감지센서를 부착하는 과학화경계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지난해 11월 철책 귀순 당시 부품 결함 등으로 철책을 넘는 장면을 포착하지 못했다.

22사단은 험준한 산악 지형과 길게 뻗은 해안을 동시에 경계해야 하는 부대다. 이런 악조건 때문에 '지휘관의 무덤'으로도 불린다.

특히 22사단은 동계 전투준비태세 확립을 위해 혹한기 전술훈련을 실시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2사단은 설 연휴 직후인 15~19일 일정으로 고성군 일대에서 훈련 중이었다. 훈련기간 7번 국도와 지방도 등을 통해 전차 등 군 장비와 차량, 병력이 대규모로 이동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안 경계 실패에 따라 22사단 고위 간부들에 대한 문책이 예상된다. 합참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대책을 마련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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