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서울시장 신경전 치열…"총선 책임 있어" vs "견제 많아"

기사등록 2021/02/08 12:25:05 최종수정 2021/02/08 13:33:14

국민의힘 '서울 미디어데이'서 최종 기호 결정…레이스 돌입

조은희 "여성 가산점 빼자" 나경원 "후배 여성에 예의 아냐"

오세훈 "지난해 총선 패배는 강성보수 황교안·나경원 결과"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왼쪽부터)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서울시장 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경선 후보자 기호 추첨을 하고 있다 2021.02.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김성진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경선 진출자를 정한 국민의힘이 8일 기호추첨을 시작으로 24일간의 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4명의 본경선 후보들은 초반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3층 강당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본경선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서울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먼저 경선 후보자 기호 추첨이 이뤄졌다. 오신환 전 의원이 1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번, 나경원 전 의원이 3번,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4번을 뽑았다.

기호를 최종 결정한 후 후보들은 서울시 비전과 공정한 경선에 서약한다는 의미로 백드롭의 자신의 사진 위에 각각 사인을 했다. '서울의 힘'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촬영한 그들은 서울시민의 민심에 귀 기울이라는 의미에서 빨간 운동화를 전달받아 그 자리에서 바로 갈아 신기도 했다.

추첨 후 후보자들은 언론인들과의 질의 시간을 통해 본경선 승리를 위한 각자의 전략을 밝혔다.

조 구청장은 기호 4번을 뽑은 소감에 대해 "사실 4번을 뽑지 않았으면 했다. 그런데 4번을 뽑으니 사즉생의 각오로 해야겠다, 죽을 각오로 뛰면 1등 하겠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기호는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오 전 시장은 "기호 2번은 행운의 숫자라는 생각이 든다"며 "출마가 늦어지고 2등으로 출발했는데 결승점은 1등으로 들어가라는 의미라고 스스로 다짐한다"고 했다. 오 전 의원도 "기호 1번을 뽑았는데 기쁘다. 1등 하라는 생각으로 더 분발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본경선에도 영향을 미칠 여성 가산점에 대해 조 구청장은 "나경원 후보나 저나 여성 가산점제 (영향) 없이 4강을 왔다. 나 후보가 들으면 불편할 수 있겠지만 저희는 여성계에서 기득권"이라며 "여성 가산점 때문에 이겼다고 하면 옹색한 것 같아 지금이라도 포기했으면 한다"라고 권유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그건 후배 여성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근본적 문제는 우리 당을 좋아하는 분들이 후보를 선택하는 룰이 아니라 100% 시민 경선이고 우리는 민주당 지지자도 제외하지 않는다. 특히 소위 '문빠'들이 조직화 됐기에 여론조사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다른 문제를 제기했다.

오 전 시장은 여성 가산점에 대해 "당 공관위에서 공평하게 정해준 규칙이다. 흔쾌히 따르고 이런 정신이 정치권에 발현되어 더 많은 여성 정치인이 우리 사회를 바꾸길 바란다"고 답했고, 오 전 의원도 "취지와 의미에 대해 알기 때문에 승복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경선 후보자 기호 추첨을 마친 뒤 빨간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다. 2021.02.08. photo@newsis.com
예비경선의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서로를 의식한 후보들 간의 견제 발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출발이 늦어져 많이 출렁거렸음에도 일반 시민 여론조사에서 1위라는 영광스러운 선택을 받았다. 여러 불리함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기다리는 동안 손해를 본 부분을 감안한다면 저의 진정성을 서울시민들이 인정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여성 가산점 없이 당심과 민심을 합쳐서 압도적 1등을 했다고 들었다"며 "당심도 중요하고 민심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경선 과정에서 압도적인 민심을 국민의힘이 얻어가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오 전 시장은 나 전 의원을 겨냥해 "지난해 강성 보수인 황교안, 나경원 투톱의 당 운용 결과가 지난 총선 결과라고 생각한다. 많은 유권자들이 기억할 것"이라며 "그 연장선상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고, 우리 당이 어떤 방향을 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짧은 미디어데이에도 1등 후보라서 견제가 많은 것 같다"며 "이번 경선 끝나고도 우리가 주장한 좋은 정책을 공유하며 본선 승리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과 박성중 서울시당위원장이 참석해 후보들을 격려했다.

후보들은 이날 미디어데이 이후 오는 16일부터 3차례의 일대일 토론화와 1번의 합동 토론회를 진행한다. 서울과 부산 모두 본경선은 지지 정당을 묻지 않는 100% 여론조사를 통해 오는 3월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서울 본경선 최종 승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제3지대' 단일화 논의에서 결정되는 후보와 최종 야권 후보를 놓고 겨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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