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安 단일화 변수에 서울시장 보선에 매몰
장제원 "중앙당 무관심, 反김종인 정서…경각심 가져야"
하태경 "당 지도부, 일시적인 것으로 무시해선 안 돼"
김종인 "일희일비 말라" 일축…지도부 부산 방문 검토
국민의힘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상당한 지지율 격차를 보였던 지지율이 다름아닌 전통적 텃밭인 부산에서 역전당하자, 당 내에선 "빨간불이 켜졌다"는 위기감이 확산됐다.
실제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당 지지율이 40.1%에서 29.9%로 전주 대비 1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은 26.1%→34.5%로 8.4%포인트 상승하며 국민의힘을 추월했다.
이 같은 지지율 역전 현상을 놓고 국민의힘 당 일각에선 '부산 홀대론'이 대두됐다.
부산의 3선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중앙당이 부산 보궐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손을 놓고 있는 느낌을 준다"며 "신공항 문제를 비롯한 부산 경제 추락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어떠한 정책적 지원도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장 의원은 "서울 보궐선거에 대해서는 부동산 대책 등 전폭적인 정책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반해, 부산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전무하다"며 "반면, 민주당은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을 퇴직시켜 거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한다. 그러니 국민의힘에서 부산은 이미 이건 것으로 간주해 '찬밥신세'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현지 민심을 전달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당 지도부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너무 안일하게 낙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서울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밀리는 것과 달리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자들이 연초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두 배 가까운 격차를 보이며 선두를 달리자 지도부가 방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궐선거 전략에 대한 당 지도부의 전략적 판단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당 지도부는 서울시장 경선이 흥행에 성공하고 막판 범야권 후보단일화까지 성사되면 컨벤션 효과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확산, 결국 부산시장 선거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권을 접고 서울시장으로 진로를 틀어 보궐선거 중대 변수로 등장하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를 지나치게 의식해 선거전략의 우선순위를 서울시장 보선에 둔 측면도 있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가 서울시장 선거에만 지나치게 관심을 둔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단일화 변수 등 서울의 선거 판세를 고려해 부산시장 경선 규칙(룰)까지 변경한 게 대표적인 예다. 박민식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서울과 부산의 선거상황이 너무나 판이하기 때문에 맞춤형으로 경선룰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부산은 서울의 부속품이 아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한 바 있다.
부산 3선 하태경 의원은 "그 동안 우리 당의 앞선 지지율은 우리 실력으로 획득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거저 얻은 반사 효과일 뿐이라는 것"이라며 "이번에도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니 우리당 지지율도 자동적으로 꺼진 것"이라고 짚었다.
하 의원은 "우리 당의 혁신을 더 강화하고 문정부와 민주당의 실정에만 기대지 말고 대안정당, 비전정당으로서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며 "반대 정당의 깃발 하나만으로 결코 보궐선거 이길 수 없다. 혁신정당, 대안정당으로 인정받아야 보궐선거도 이기고 정권교체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선 '반(反)김종인 정서'를 당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거론했다. 장제원 의원은 "(부산에서)반 김종인 정서가 심각한 실정"이라며 "독선적이며 짜증섞인 표정들이 방송에 여과없이 노출되면서 '도대체 뭐하는 당이냐' 라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 민심이 등을 돌릴 기미를 보이자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부산행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가덕도를 찾아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있는 힘을 다해 가덕도신공항의 조기 착공과 조기 완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추진을 약속하며 민심 잡기에 나선 것도 김 위원장으로선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여론조사상 하루이틀 사이에 몇 프로 변했다고 해서 거기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당 지도부의 부산 방문을 묻는 질문에 "곧 갈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 선거도 신경써야 한다는 당 내 의견에 대해서도 "당연히 신경써야 한다"며 "선거라는 게 쉬운 데가 어디있나. 선거라는 건 노력을 해서 이기려고 애를 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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