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기자들에게 "떠나게 돼 마음 많이 섭섭하다" 메시지
20일 오후 대전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로 일정 마무리
벤처 분야 일자리, 코로나19 대응에서 눈에 띄는 성적표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중기부 대변인을 통해 출입 기자들에게 "강원 산불피해현장에서 시작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버팀목자금 집행 점검 전통시장 현장(방문), 백신주사기 스마트공장화까지 1년 9개월여 함께 한 중소벤처기업부 출입기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 드린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이어 "30여년 전 중소기업 진흥공단 출입기자였던 여러분의 선배로서 코로나로 인해 따뜻한 밥 한끼 같이 못하고 떠나게 돼 마음이 많이 섭섭하다“며 ”그동안 중소벤처기업부를 함께 아껴주신 마음 잊지 않겠다"고 했다.
박 장관이 사임 의사를 기자들에게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불교계 인사를 비롯한 일부 지인들에게는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피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외적으로는 출마 여부를 놓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NCND대응을 취해왔다.
하지만 박 장관은 홍종학 초대 장관에 이어 지난 2019년 4월 중기부 장관으로 부임한 뒤 강성 이미지를 지우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적표를 남겼다. 부임 첫해인 지난 2019년 벤처 정규직 근로자 80만 시대를 여는 등 중기·벤처 분야 주무 부처 장관으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벤처기업 근로자수는 2019년 말 현재 80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11만7000명 더 증가했다. 같은 해 벤처투자 규모도 4조2777억원으로 사상 처음 4조원을 넘어섰다.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새희망자금이나 버팀목 자금 지원도 무리없이 집행했다는 평가다. 중기부는 11일부터 19일까지 9일 동안 버팀목자금을 신청한 252만명에게 3조 4901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올해 설 연휴 전에 280만명의 90%에게 버팀목 자금을 지원한다는 애초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특히 박 장관이 작년 11월 꺼내든 프로토콜 경제 카드에도 관심이다. 프로토콜 경제는 플랫폼 경제의 폐해는 줄이고, 그 장점은 키우자는 취지로 박 장관이 제안한 새로운 형태의 경제시스템을 의미한다. 플랫폼 참가자들간 규약(프로토콜)을 정한 뒤 플랫폼에서 발생한 거래 기록을 플랫폼 운영자와 참가자들이 나눠서 보유하고 진위를 대조하는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구성원간 신뢰를 확보하고 격차사회의 폐해도 바로잡자는 것이다. 18일 26호 자상한 기업으로 선정된 배달의 민족이 첫 모델로 꼽힌다. 전현직 각료 가운데 프로토콜 경제를 주창한 것은 박 장관이 최초다. 프로토콜 경제는 최근 여당이 코로나19 확신 이후 심화한 부의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단으로 제안한 '이익공유제'와도 비교선상에 오르는 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박 장관이) 상당히 전략적인 인물"이라며 "당 지도부가 더 긴장의 고삐를 조여야 할 때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대전청사에서 중기부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며 장관으로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직원과의 마지막 대화'도 갖는다. 별도의 이임식은 열리지 않는다고 중기부는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박 장관의 후임으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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